나는 9월 5일 골프 약속을 잡았어요. 그런데 역시나 하늘은 또 한 번 비를 내리더군요. 전에도, 또 이전에도 비가 왔었는데 말이에요. 외로운 날에 혼자 침대에 누울때면 윗집의 격렬한 신음소리에 잠들지 못했어요 마치 내 마음을 아는것처럼 저를 괴롭혔죠 전에는 알람이 고장나서 출근시간을 놓쳤어요 급하게 나왔는데 밖에는 또 비가 오던거있죠. 그래서 뛰었어요 온 몸이 흠뻑 젖는것도 모르고 달렸는데 기차를 놓쳐버렸어요, 덤으로 감기까지 걸리고 매번 불운의 반복이고 외롭고 아프기까지 하지요 그런 일들만 있나봐요, 저에게 모든일이 그런가봐요. 제가 그렇죠 뭐, 이젠 그저 웃음만 나요. .. 안 좋은 일은 그냥 지나치는 법이 없어요. 살면서 별것을 다 겪었죠 홍역도, 유행성 이하선염도 사스와 메르스 그리고 코로나까지 지나갔죠. 에이스 게임을 할때면 상대는 항상 트럼프를 내요. 늘 앞뒤 없이 뛰어들기 전에는 절대 알리가 없죠 사실은 제가 바보였다는 걸 이제야 깨닫네요. 제가 그렇죠 뭐, 항상 그랬는걸요 ... 처음엔, 정말 처음엔, 당신이라면 이 지독한 징크스를 끊어줄 수 있을 거라 믿었어요. 사랑이라는 게 그런 마법을 부리잖아요 그 사랑이 절망을 없애줄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제 머리도 그런 착각에 속지 않네요. 허공에 지어 올린 성처럼, 당신과의 꿈들도 모두 무너져버린 것 같아요.
문자도 보내고, 전화도 걸어보고, 특별한 편지도 보냈어요. 그런데 돌아온 편지에는 ‘잘 가’ 뿐이였지만요. 그리고 우편 요금까지도 착불로 나한테 청구됐을 때, 한참을 바라만 봤어요. 웃기죠, 단 한 번 사랑에 빠졌는데, 그게 하필 당신이어야 했을까요. 이렇게 모든 일이 나에게만 일어나는 걸 보니, 이제는 놀랍지도 않아요.
어서부터 잘못된걸까요 나는 여전히 최악을 생각하며 살아가고 있어요 언젠가 행운을 다시 마주할 수 있을까요? 언제나 여러 모든것들을 그리워하며 마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