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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이한 Jul 09. 2024

가끔은 방법을 쉬어주기

우리는 심리적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으로 크게 두 가지를 살펴봤어요. 하나는 비언어적인 방법으로 색을 사용하는 '증상에 색 입히기'였고, 다른 하나는 언어를 사용하는 방법인 '증상에게 고마워하기'였죠. 이들은 증상을 없애려 하거나 극복하려는 것이 아닌 증상을 수용하면서 증상과 더 잘 지내기 위한 방법들이었어요.


그런데 여러분. 그거 아세요? 보통은 증상이 나오면 그 증상이 너무 괴롭기 때문에 어떤 방법을 바로 적용하려고 한다는 것을요. 그런데 가끔은, 정말 아주 가끔은 어떤 방법도 적용하지 않으면서 방법을 쉬어주는 것도 필요한 것 같아요. 증상이 나왔을 때 보통은 '색 입히기'나 '고마워하기'를 적용하겠지만 어쩌다 한 번은 '이번에는 기존의 방법들을 적용하지 않아 봐야지.'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렇게 가끔씩 기존의 방법들을 쉬어주면 나중에 오히려 다시 방법들을 적용할 때 더 잘 적용할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마치 근육 운동을 할 때 매일 아령을 들지 않고 하루 이틀을 쉬어준 후 다시 아령을 들 때 근육이 더 잘 붙는 것과 비슷한 것 같아요.


그런데 아무 방법도 적용하지 않고 그냥 증상을 버티는 것은 힘들 수 있어요. 그래서 저는 방법들을 쉬어줄 때는 호흡을 바라보는 편이에요. 코로 들어오는 공기와 나가는 공기를 그저 의식해서 바라보는 거지요. 호흡을 어쩌다 의식적으로 바라보면 호흡한다는 것이 참 맛있게 느껴질 때가 있어요. 이렇게 호흡을 바라보면 기존 방법들을 사용하지 않는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죠. 그리고 다시 방법들을 적용하고 싶어지면 그때 '색 입히기'와 '고마워하기'를 다시 시작하곤 해요.


즉, 방법을 쉬어가기도 증상과 더 잘 공존하기 위한 방법이라고 볼 수 있어요.


step 6. 가끔은 기존의 방법들을 적용하는 것을 쉬어주세요.

 

쉬어줄 때는 말 그대로 아무것도 안 해도 되지만 저처럼 호흡을 바라보는 것도 좋아요. 자신에게 맞는 쉬어가는 방법을 찾는 것도 좋아요. 쉬어가기이기 때문에 힘을 들이지 않는 방법이어야 하고요. 이 쉬어가기는 10초일 수도 있고, 반나절일 수도 있고, 하루일 수도 있어요. 그건 자신이 판단하는 거죠. 그렇게 쉰 다음에 다시 방법을 적용해 보세요. 그러면 방법들이 좀 더 프레쉬해진 느낌으로 적용된다는 것을 알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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