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돌아보지 않고 그저 앞만 보고 달렸던 적이 있다. 주변 사람들은 앞만 보고 내달리는 나를 향해 뒤를 좀 돌아보라고 조언을 해주었다. 스스로를 혹사시키지 말고 휴식 시간을 가지면서 하라며 말이다. 오죽하면 교수님께서도 지칠 수도 있다며 적당히 달리라고 하셨을까.
다른 사람들이 보기에 나는 늘 바쁜 사람이다.
"너는 왜 매일 바쁘게 살아?"
"그냥 좀 쉬어."
"너는 좀 쉴 필요가 있어."
이런 말을 정말 많이 들었다.
매번 가속도를 붙인 나는 가열된 엔진이 펑 터져버린 자동차가 되었다. 교수님 말씀처럼 에너지가 소진되어 방전이 되었다. 더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상태인 것이다. 넘어진 상태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하늘이 그렇게 예쁠 수가 없었다. 맑은 하늘에 몽글몽글한 구름이 두둥실 떠있었다. 아름다운 하늘을 눈에 가득 담았다.
'우와 진짜 예쁘다...'
자연환경, 풍경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해서 사진으로 그날을 기록하였다.
나는 산책을 좋아한다. 그래서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할 때 냅다 산책을 한다. 바쁘게 사는 나의 삶 중에서 가장 여유로운 시간이 산책할 때다. 걸으면서도 무언가를 생각한다. 내가 겪고 있는 일을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지, 생각의 흐름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그렇게 나의 에너지를 충전한다. 어떤 사람은 계속 머리를 굴리는 나의 모습이 안쓰러웠는지 아무 생각 없이 있어보라고 권유하셨지만, 이게 나인 걸 어떻게 하나. 온전히 나의 모습을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우리의 삶 속에서 이런 순간이 꼭 필요하다. 나를 되돌아보는 시간. 소진된 에너지를 충전할 수 있는 시간. 급하게 달려왔다면 잠시 멈춰 서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살짝 방향을 바꾸어야 보이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담장 사이에 피어나는 꽃과 같은 것. 쉼 없이 달려온 나에게 속도를 줄이고 다른 방향도 볼 수 있도록 잠시 1년의 시간을 주었다.
그림책 놀이 지도사 강의를 들으러 다닐 때 걸어서 이동한다. 도심 속 작은 시골 마을 같은 우리 동네. 배산임수라고 할 수 있다. 초록색이 가득하고, 새소리가 많이 나는 그런 동네. 푸른 하늘을 보며 맑은 공기를 마시며, 예쁜 꽃을 보니 덩달아 기분이 하늘을 날아갈 듯이 좋아진다. 바쁠 때, 급하게 다닐 때는 보이지 않던 꽃이 참 예쁘게도 피어 있는 모습을 발견하였다. 앞만 보고 가다가 옆을 돌아보게 된 것이다.
횡단보도를 건널 때, 앞만 보고 가면 위험할 수 있다.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알기 위해서는 반드시 양옆도 꼭 봐야 한다. 그렇게 해야 안전한 삶을 살 수 있다.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다. 앞, 뒤, 옆 모두 잘 봐야 한다. 적절한 쉼과 앞으로 달릴 수 있는 그런 에너지 모두 필요하다. 잠시라도 살짝 방향을 바꿔서 소중한 것을 발견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 재충전하는 시간을 가지고, '나의 삶'에 대해서 되돌아볼 수 있음에 감사하다.
1) 앞만 보고 달렸던 적이 있나요?
2)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때, 좋은 생각이 떠올라서 해결한 적이 있나요? (방향을 바꿔서 보이는 것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