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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지웅 Mar 06. 2024

부부가 같이 걸은 길-100대 명산

교과서가 틀리다는 것 뒤늦은 60대(代)에서야 알았습니다

*힘들고

  험하고
  고되었던 100대 명산 완등 축하합니다!!!!!

♡기간 : 2017년 9월 23일~2021년 1월 20일

선착순 집! 합!!!!!!!
군인시절 밥먹듯이 듣던 말입니다
학교서는~~~
빨리 끝내고 검사 맡으라,,,,,
버스를 타도 빨리 타려고 막 새치기 합니다
내릴 때도 뭐가 바쁜지 서둘러 먼저 내리려고 밀치고 나옵니다~~~

생명을 다루는 운전을 할 때도 80~90% 이상의 사람들이 마치 생명을 빨리 끝내려는 양 달립니다
목숨을 걸고 달리는 모양입니다~~~~????

더~~~
빨리 갈려 불의와 타협할 때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 우리가 먼 옛날에 배운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이야기 때문입니다


항상 빨리 뛴 토끼만 우리는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등산은 참 오래전에 시작했습니다 30년이 더 되었습니다 실용적이고 가장 운동량이 많은 것을 선택하다 입문을 합니다


또 늙어서 큰 병 앓지 않고 건강하게 보낼까 궁리하다 시작합니다 


걷기도 많이 합니다~~~~~



젊은 시절(?),,,,,


어느 산 정상을 향하여 숨도 안 쉬고  빨리, 정신없이 빠른 속도로 올라가는데~~~


저만치 간이벤치서 백발노인이 도포를 입은 듯합니다. 아니면 일반 두루마기 정도의 옷을 입고 앉아계십니다


산에 웬 노인분이?????


약간의 의문을 가지며 그냥 지나칩니다



그런데, ,,,


젊은이 쉬시다 가시게나 하십니다 나는 멈칫하다


예 하며 옆 벤치에 앉아 잠깐 쑥스럽게 숨 고르기를 합니다


(아마 등산을 시작하곤 처음으로 쉬었는 것 같습니다?????)



젊은이,,,,


예~~~~


저기 정상까지 가시는가,,,,


예~~~


너무 정상까지 갈려고 바삐 가지 말고 가끔 쉬었다가 가시게나,,,,


???????????



예 하고는 마지못해 대답하곤 도망치듯 일어나 또 재빨리 걷습니다



나중에 그 노인분을 생각해 보니 나를 이끌려고 하신 신선분인 것 같습니다


천천히 경치도 보고 걷고, 숨 고르기도 하고 여유 있게 천천히 등산을 하라는 가르침의 표시였나 봅니다


그러나 그게 참 힘들었습니다. 버스 내릴 때 하차벨을 눌려 놓고 버스가 완전히 정차하고 나서 내려도 되는데 버스가 前정류장을 출발하자마자 빨리 일어나가는 습관 때문이었다 봅니다


항상 머릿속엔 토끼가 낫고 토끼처럼 빨리 뛰어야 한다는 생각 때문에 빨리 모든 것을 빨리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이제~~~


50 중반이 되어서


100대 명산을 위해, 전국의 아름답고 기묘한 산들을 향해 집사람과 다니기 시작합니다



참 우리나라에는 우리가 잘 몰랐던 대단히 멋진 산들이 많습니다


참 멋지고 반할 정도의 명산을 뒤로하고 오로지 

#빨리만

 올라갑니다



한참 가다가,,,,


아!


집사람과 같이 등산하지!!!!! 느끼며 뒤돌아 봅니다



저~~~~~~만치서 한걸음 한걸음 천천히 올라오고 있습니다


그러나 힘들다는 모습은 아니고 본인의 pace대로 흔들림 없이 올라옵니다


등산자체를 즐기는 모습입니다


경치도 구경하면서~~~~~



그래도 먼발치서 기다리면서 속으로 으이구야~~


합니다


저 속도의 사람과 언제 100대 명산을 할꼬?,,,,,


100대 명산을 차치하고 오늘 해 떨어지기 전에 이 산을 내려갈 수 있을까~~~~~?????



내다려 가다 또 뒤돌아 봅니다


그래도 천천히 올라오십니다~~~~~


등산하는 걸음걸이도 본인의 성격을 나타내기도 하는가 봅니다


평소에도 신중히 천천히 생각하며 행동하는 집사람과 똑같습니다






이제는 완등을 합니다~~~~


그동안 먼저 가서 기다리면서 數年동안 으이구야~~~~


하며 기다리기도 했지만 당신은 참 

#장한

 거북이입니다



완등하고 우리는 한라산에 또 오릅니다


이번에는


어리목~웟새오름~남벽~윗세오름~영실로 내려오는 거의 16km를 걷습니다


나는 마지막 영실구간은 힘들어서 어찌 내려왔는지도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그때 당신은 나보다 더 힘차게 여유 있게 잘 걷습니다


아!!!!


거북이가 최고 다하고 다시 한번 더 느낍니다



멋집니다  축하합니다 나도 이제 따라 거북이가 되려고 하고 아니 시작했는지도 모릅니다


지난날의 선착순들은 다 잊어버리고?????~~~~



나는 우리 차에 붙여놓은 둘이서 웃는 젊은 시절, 아마 30년도 더 된 사진을 싫어합니다 당신 보고 떼세요 했지요~~~~



평생,,,,


등산하는 것밖에 이룬 것 없는 나,,,,,


뭐 잘났다고 젊은 시절에 고함만 치고 살았을까요~~~~??????


같이한 젊은 시절이 싫습니다,,,,,



이제 나도 천천히 다니려고 합니다


우리 차뒤에  

#느리게 가는 차

 라고 써붙여놓은 것과 같이 천천히 갈려고 합니다



어차피 가야 할 인생,,,,,


같이 가야 할 남은 인생 우리가 뭐가 바빠서 빨리 가겠습니까???????



100대 명산을 같이한 그때, 지금 정말 좋았고 나의 스승이었습니다


이제 나는 60년 만에 깨달은 거북이가 되려고 합니다


당신은 이제 앞장서서 가세요



이제는 내가 뒤에서 묵묵히 무거운 배낭을 지고 온갖 뒤 치다꺼리를 하며 뒤따라 걸게요!!!!!!!



다시 한번


그 어느 것보다 영광스러운 ㅣ00대 명산 완등을 축하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17년 9월 월악산 등산 시작





완등이다~~~~
외치는 소릴 옆에서 듣고선,,,
눈물이 왈칵 솟았습니다,,,,,





                 한라산 남벽분기점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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