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과 밤 사이에 무지개 다리를 놓아
나는 밤과 밤 사이에
무지개 다리를 놓아,
저벅저벅 걷다가
너를 만나 놀라,
스르륵 눈이 감기고
짜잔 하며 나타난 너
길도 있잖아
우리 밤을 짧게 하자
춤을 추자 춤을
논하자
그래 사랑을 논하자
장미와 들장미
오늘의 논제거리가 되어
너는 대뜸
“영감님 거하니 취하셨네”
너는 아내가 되고
나는 시인 시인이 되었소
서로의 손끝에
별 하나씩 올려놓고
달빛에 비춰진 우리 둘의 그림자
작고도 커다란 밤이 펼쳐지고
새벽이 오기 전
아주 잠시라도
영원히 머물기를
이 밤은 다시
꽃이 되고
시가 되고
너와 나 사이의 다리가 되어
오늘을 넘어
내일을 이어줄까
저 무지개 아래서
다시 만나자는 약속
그때도 나는 시인이고
너는 내 시가 되어주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