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게 뭔데? 대체 뭣이 이쁘냐구!
ᆢ내가 본격적인 플러팅에 들어가려는 찰나, 스핑크스가 갑자기, 조용히 왼쪽 앞발(뾰족한 버건디색, 중세 귀족가문의 문장으로 네일아트를 한 발톱이 상징적인)을 들더니, 내 턱을 잡았다.
나는 생사를 가르는 공포에 질려 외쳤다.
"앗ᆢ 죄송해요. 잘못했어요!!! 제발 잡아먹지만 마세요ᆢ핑크스 님을 놀리려고 한 건 아녜요ᆢ!!! ㅠㆍㅠ"
그녀는 훗. 하고 웃더니, 앞발을 다시 탁자 위로 내리며 물었다.
"예쁘다는 게 뭔데?"
" ᆢ"
"질문이 어렵나? 그럼, 니 눈에 비친 나는, 왜 예쁘게 보인 거지? 네가 진실을 말한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야."
"저기ᆢ 그건ᆢ 그냥 핑크스 님은 피부에 잡티 하나도 없으시고! 눈도 크시고 눈썹도 진하고ᆢ 입술도 도톰하고 붉고ᆢ 뺨도 생기 있어 보이고ᆢ"
풋. 그녀는 다시 웃더니 물었다.
"너, 지금 내가 당장 화장한 거 싹 다 지워서 보여줄까? 내 얼굴이 사실 분화구가 가득한 달 표면이고, 눈 앞트임 뒤트임 다 했고, 눈썹 문신에 입술 문신까지 한 거라면 어쩔래?"
아. 그런 거군요. 늦은 깨달음이 왔다. 그래서 수천 년 동안 스핑크스가 저렇게 젊어 보이는 거로군. 써마지 울쎄라 천샷 정도는 했겠군ᆢ
근데 절대 그렇게 말할 수는 절대 없으니ᆢ 생명 부지를 위해서도ᆢ정신 바짝 차리자ᆢ 말 잘해야 한다ᆢ 일단 스핑크스는 여자 이자 사자ᆢ 이 고대 그리스의 괴력난신 중 하나ᆢ그녀가 사랑하는 건ᆢ바로 권력이자ᆢ 힘ᆢ!
"스핑크스 님은ᆢ!! 님은ᆢ!!!"
"님은 뭐?"
"너무 멋지십니다! 제 이상형이자 롤모델이에요! 강력한 힘과 함께 놀라운 지성과 이성을 지닌!"
스핑크스의 얼굴에 살짝 미소가 돈다. 휴. 죽이지는 않겠구나ᆢ
"넌 적어도 다른 놈들처럼 멍청하거나 꽉 막히진 않았구나. 좋아. 80점 정도의 대답이었다고 해 주지."
스핑크스는 다시 자기 술잔을 입으로 가져갔다. 앞발의 고대 문장이 잠시 황금빛으로 반짝인 것 같은 건 촛불로 인한 환시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