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와의 저녁식사
나를 위로해 준 모기에게 바침
간전
언제나처럼 퇴근하고 바로 켠
오후 다섯 시 반, 라디오에선
삥ㆍ 삐빙ᆢ 둥둥ᆢ 두루루루
떠엉~~~ 튀퉈퉈 푸르르르 칭칭ᆢ
국악이 흘러나오고 있었고
나는 언제나처럼 혼자 먹을 저녁을 위해
추석 때 먹다 남은 전을 냉동실에서 찾아내어
김치와 양파와 청양고추를 넣고 팔팔 끓였다
워후ᆢ 뜨듯함이란 것이 속에서 몽글, 몽글
치즈가 되어 위장을 감싸안고
둥둥~~ 윙 더러러러ᆢ 하는 리듬을 브금으로
주홍빛 국물을 떠먹는 숟가락질 삼매경 속
오른쪽 귀에서 누군가 속삭이는 소리.
이잉 ~
앵~
?????????????
왼쪽 라디오에서 나오던 국악이ᆢ
갑자기 오른쪽 귓가에서 말을 거네?
'나 여기 있지롱~ 혼잔 줄 알았지?'
그렇게 가을 모기는ᆢ
내 발등에 인사의 키스마크를 남기고ᆢ
모기까지 반가워지는 이 기이한 외로움에
더해지는 장엄한 국악의 음률만이
휘뚜루루루ᆢ 휘뚤휘뚤..
어허~~ 어이~~~!!
Brunch 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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