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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스트랄 Nov 10. 2024

종묘 가는 길

은행나무의 시선으로부터

기다란 목조건축

어처구니가 기와 위에 나래비 서 있는

태조의 선친들과 그 후예들이

아무도 감히 밟지 못하게

푸르스름한 눈발로

어둑어둑 쌓이는


종묘 가는 길


팔 일동안

자신의 땀과 소변만이

유일한 생명수였던

자유를 추구하였으나

그 끝은 끝없는 감옥

산 채로 땅 위에 매장된

가엾은 영혼도 있어


과거의 귀신들이

은행나무를 내리눌러

황금빛으로 물든 적토


그건

아래에서부터 위로

올려쬐는 가로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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