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 토도독 톡 토도독
아이를 기다림에 섣부른 내 어깨를 두드리는 겨울비
한 방울, 두 방울.. 오늘은 입춘이니 봄비런가
바람이 없어 수직으로 곧장 떨어져서는
톡 토도독 톡 토도독 투명하게 방울지는 소리
귓가에 와닿아서는 살며시 간지럼을 주고 간다
그런 내 기다림 조차도 부러운 것일까
멀리에 눈 쌓인 지리산을 굴러 넘는 잿빛 구름
서둘러 내려앉아 엉거주춤 흩어지더니
검게 패인 보조개 사이로 눈부신 빛내림
회색 빌딩 작은 골목 사잇길로 쏟아져 내린다
그래요, 오늘처럼 찬바람 드센 입춘 날에
당신마저 눈길을 돌리고 외면하면
이 차디찬 겨울날의 쓸쓸함을 어떻게 견딜까요
꽃피는 춘삼월은 또 어떻게 맞을 수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