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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mille May 15. 2024

FOMO...와 모모, 그리고 조모

영어로 보는 삶의 풍경 #09


FOMO (Fear Of Missing Out): 소외 불안 증후군, 고립 공포감


JOMO (Joy Of Missing Out): 자발적 고립. 기회를 놓아주는 기쁨

매우 똑똑한 제자가 있었다. 4학년이 되자 취업의 압박감에 시달렸고, 친구들이 하나 둘 취업이 되는 것을 보며 패닉에 빠졌다. 어느 날 추천서를 써달라고 찾아왔는데 말도 안 되는 회사였다. 남의 인생에 끼어들지 않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워낙 아꼈던 학생이었기에 선을 넘어버렸다.

"여긴 네가 만족할 회사가 아닌데?"
"여기도 떨어질지 몰라요. 지금까지도 다 떨어졌는데... 어디라도 가야죠."
"네가 뭐가 부족해서? 널 감히 떨어뜨린 회사들은 보물을 알아보지 못한 대가를 반드시 치를 거다! 네가 갈 곳은 어차피 한 자리고, 너를 위한 그 자리는 반드시 널 기다리고 있어. 여기 말고."
"다른 애들은 다 취업했어요. 이러다간...."
"심호흡해라. 넌 부족하지 않아. 너의 선택을 받을 곳을 아직 못 찾았을 뿐이야."

홀로 낙오될지 모른다고 두려워하던 그 제자는 이후 유수한 언론사에 기자로 취업을 했고 지금도 잘 지내고 있다.



잘난 척했던 그 교수도 실은 포모 증후군에 시달리고 있었다. 업적과 승진에 대한 압박, 직장에서 '아싸'로 빌빌대다가 잘릴 수 있다는 불안, 업계의 잘 나가는 교수들에 대한 자괴감 등등. 나만 도태되고 고립될 수 있다는 불안은 늘 현재 진행형이다.


여기에 더해지는 전례 없는 정보의 홍수. IT의 마법이 빚어낸 거대한 복마전 속에서 우리는 수많은 포모의 파도를 헤쳐나가야 한다.


-나도 그때 영끌해서 집을 샀어야 했는데, 나만 벼락 거지가 됐어.
-그때 그 주식을, 그 코인을 샀어야 했는데 나만 못 벌었어.
-다들 해외여행 가고, 맛집 가고, 플렉스 하는데 내 인생만 망했어.
-인맥 관리 하려면 오늘도 좋아요 누르고, 잡글이라도 하나 더 올려야 해.
-대화에 끼려면 OTT에서 잘 나가는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은 챙겨봐야 돼.

포모가 진화하면 그의 형인 MOMO(Mystery Of Missing Out) 만나기도 한다. 확인할 수 조차 없는 미스터리 한 불안감이다.

"사람들이 나만 빼고 카톡방을 판 것 같아..."

비교의 대상이 거의 무한대인 일상에서 포모로부터 과연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 포모의 새장에 갇힌 새가 새장을 빠져나올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JOMO(Joy Of Missing Out)는 포모에 대한 유쾌한 반격이다. 놓쳐버린 기회들에 대한 단순한 회피나 자기 합리화는 '조모'가 아니다. 진정한 '조모'는 기회를 잡거나 놓아주는 그 주도권을 내가 찾아오는 것이다. 잊힐까 봐, 뒤쳐질까 봐 전전긍긍하는 관계의 집착을 털어버리고, 자발적인 고립을 선택하여 나 홀로 누리는 시간과 공간 속으로 나를 위해 걸어 들어간다. "나는 나야!"를 선언하며 아무도 걷지 않는 눈길로 홀로 걸어 나간 엘사의 자유함이 아마 이와 비슷하지 않을까?

우습네. 멀리서 보니 모든 게 작아 보여
It's funny how some distance makes everything seem small
날 휘둘렀던 두려움은 전혀 날 건드리지 못해.
And the fears that once controlled me can't get to me at all
내가 뭘 할 수 있는지  해볼 때야
It's time to see what I can do
한계를 시험하고 돌파할 때야
To test the limits and break through
이게 맞고, 저건 틀리고, 그런 규칙 (따위는) 없어.
No right, no wrong, no rules for me
난 자유야
I'm free
(from Let it Go, 겨울왕국)



나는 기회를 놓친 것이 아니라,
선택을 한 것이다.

다른 이들에게 잊히는 두려움  때문이 아닌,
오로지 나를 위한 선택.






JOMO에 괸해 더 알고 싶으시다면?


https://health.clevelandclinic.org/jomo-the-joy-of-missing-out


https://eiec.kdi.re.kr/publish/columnView.do?cidx=13481&sel_year=2021&sel_month=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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