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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먼 앞을 서성이던 날들과 첫 진료일 2

by 글씨가 엉망

필요 시 약은 주로 일상생활 중 갑자기 찾아오는 두근거림과 비정상호흡, 어지럼에 복용하며, 가장 중요한 점은 비행기를 타기 전 부터 일정시간 간격으로 복용하고 있다. 왜냐하면 나는 비행기타는 것을 매우 어려워하고, 이륙하는 순간부터 온몸에

식은땀과 호흡곤란이 오기 시작한다. 특히 악천후에는 말할 것도 없다. 아내가 함께 비행기를 한번 타고나서 약없이는 안되겠다고 할 정도로 비행기에 대한 심각한 공포증이 있다. 하지만 비행기를 타야하는 출장이 많아 가족들을 부양하기 위해서는

약을 먹어서라도 업무를 해야한다.


그래서 우리가족은 한번도 해외여행을 가본 적이 없다. 원장님과 상담 및 치료가

진행되면서 나름대로 초반에 찾아갔을 때보다 많이 안정되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약의 힘인지 상담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나의 인식과 생각의 구조가 바뀌어

그리된 것만은 아닌건 확실하다. 요즘 다시 우울증이 심해지고 있어 상담이 길어

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한 무기력과 사라져가는 식욕, 모든 일에 대한 의욕 상실, 불쑥 심해지는 우울감...하 정말 힘들다. 병원을 옮겨 대학병원으로 다녀볼까 생각도 해보았지만, 지금 원장님의 많은 배려와 관심이 아직은 편하고 기대고 싶은 마음이 커서 감히 실행은 못하고, 원장님께 더 많은 나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다.


요즘 상담은 꽤 오랜시간동안 진행되었다. 할 말도 들을 말도 많지 않았지만 말을

할 수 있을때 까지의 조용한 기다림, 부담스럽지 않은 기다림이 좋았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 책을 하나선물해 주셨다. (참고로 나는 책을 너무 좋아한다.) 여행에 관련된 에세이였는데 서명을 하시더니 나에게 선물로 주셨다.


책을 주시는게 세번째 인것 같다. 주시면서 살아온 시간에 있었던 상처받았던기억, 자존감 무너졌던 기억, 지금의 스트레스 이런 것들을 잊으라고 하지는 않겠지만

(잊으려 한다고 잊혀지는 것도 아니다) 그저 여행왔다 가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여행 다니면서 겪는 일 여러가지 일 쯤으로라도 여겨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책을 받으며 그게 되겠습니까? 라는 말이 목까지 나왔지만 그래도 한번 읽어보기로 했다.나는 여행하는 여행자로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도 한번 해보며..그리고 고 여행을 잠시 떠나보기로 했다. 나를 아프게 했던 과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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