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 에튀드는 귀로만 들읍시다…2편

F.Chopin Etude Op.25

by 클래식 영업사원


쇼팽 에튀드 1편에 이은 두 번째 이야기. 오늘은 쇼팽 에튀드 Op.25의 12곡을 다뤄보고자 한다.

쇼팽 에튀드 Op.25는 1837년에 출판되었으며, 피아니스트이자 작곡가인 프란츠 리스트의 애인이었던 마리 다구 백작부인에게 헌정되었다.


Op.25 No.1 (로베르트 슈만이 붙였다고 알려진 부제 ‘에올리언 하프’)

이 곡의 악보를 보면 음표의 크기가 제각각인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악보는 직관적으로 이해하면 된다. 큰 음표는 크게, 작은 음표는 작게 치라는 뜻이다. 큰 음표로 표기된 음들을 잘 이어서 연주하다 보면 이 곡의 주요 멜로디가 오른손 4, 5번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곡의 특성상 음이 많기 때문에 소리가 지저분하게 섞이지 않도록 페달 컨트롤을 섬세하게 조절해야 하며, 모나거나 사나운 음색이 튀어나오지 않게 연습해야 한다.



https://youtu.be/fRqynzR_8Ts?si=gWR5lvErXkqGA9fv



Op.25 No.2 (‘꿀벌’, ’ 잠자는 아이‘)

이 곡은 다른 곡들에 비해서는 쉬운 편이다. 오른손이 비교적 평이하지만, 좁은 간격 사이에서 움직이기 때문에 손이 꼬이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또, 왼손이 딱딱하게 들리지 않게 따로 연습을 해야 한다. 오른손의 멜로디를 덮어버리거나, 중간중간 튀어나오는 음이 생기지 않도록 음악적인 부분을 많이 신경 쓰면 좋겠다.

로베르트 슈만이 이 곡에 ‘잠자는 아이/라는 부제를 붙였다는 썰이 있는데, 이건 확실하지 않다. 오히려 믿기가 힘들다. 이 곡의 어떤 점이 잠자는 아이 같다는 걸까…? 에올리언 하프는 슈만이 붙인 이름이 확실하지만 2번은 잘… 모르겠다. (혹시 정확히 아시는 분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https://youtu.be/cm7VtX1kfbs?si=lRMhO_fRg6u3ebWz



Op.25 No.3 (‘승마’)

손이 작으면 조금 힘들 수 있는 곡이다. 오른손의 두 번째 음은 4번째 음을 칠 때까지 눌러야 하는 리듬이다. 이 곡도 오른손 5번으로 멜로디를 표현해야 한다. 이음줄을 기반으로 톡톡 끊어지는 리듬이지만, 그래도 중요 멜로디의 다이내믹을 표현하는 연습을 하면 효과가 있다.


두번째 음_빨간색 / 세번째 음_파란색


https://youtu.be/bnIPt-Fqiqk?si=6vNE0i7Dl0alrlSL



Op.25 No.4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불안’)

손이 작으면 치기 어려운 곡이다. 옥타브조차 짚기 힘들다면, 옥타브로 뛰어다니기도 매우 힘들다. 오른손이 쉽게 굳을 수 있기에 힘 조절을 잘해야 하며, 왼손 또한 도약이 많기에 따로 연습해야 한다. 손을 옮겨 다니면서 수직으로 건반에 내리꽂지 말고, 건반 가까이서 왼쪽 오른쪽으로 움직여야 치기 수월하다.


https://youtu.be/LqopGyxnzeM?si=WCQGZ5uJ-MI0c_rt



Op.25 No.5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추억’, ‘회상’)

이 곡도 굉장히 어려운 곡으로, 손이 작으면 특히 치기 어렵다. 1번이 2번 밑으로 넘어가는 모션을 익혀야 하며, 오른손 5번의 멜로디 또한 잘 살려야 한다. 손의 구조 상 점 8분 음표, 즉 엄지로 치게 되는 음들이 무겁게 처질 확률이 높다. 엄지손가락의 컨트롤에 유의해서 연습하면 좋다.


https://youtu.be/NkdgFfKIWbA?si=jLw-Hnx6k51x9AtQ



Op.25 No.6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눈송이’)

굉장히 어려운 곡으로 평가받는 연습곡이다. 이 곡을 수월하게 연주하려면 일단, 자신에게 맞는 손가락 번호를 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악보에 쓰여있는 손가락번호를 그대로 따라 하면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는 곡 중 하나다. 처음에는 느린 속도로 천천히 연습하며 오른손 손가락의 독립, 특히 4, 5번의 독립을 중점으로 두고 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곡은 정말 전문적인 손가락 훈련이 되어 있어야 접근할 수 있는 곡이다. 만약 자신이 아마추어라면, 다양한 연습곡들을 연습하며 손가락 훈련을 많이 한 뒤에 치길 바라고, 전공자들 또한 이 곡을 연습하면서 동시에 손가락 독립 훈련을 집중적으로 하기를 바란다.


https://youtu.be/ir1LGur9LQs?si=upaXNBnda7G5q3Tw



Op.25 No.7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첼로’)

느리고 서정적인 곡이다. 다른 연습곡들에 비해서는 경쟁력이 없어서 학생들이 칠일은 별로 없지만, 듣기에는 무척 아름다운 연습곡이다. 이 곡은 왼손의 주된 멜로디, 그리고 다양한 성부를 신경 써서 연주해야 한다. 우선 주된 멜로디가 오른손이 아닌 왼손에 있기에, (오른손잡이 기준) 오른손이 연주하듯 자연스럽게 왼손도 연주할 수 있도록 연습하는 것이 좋다. 또, 주된 멜로디 축에는 끼지 못하지만 두 번째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성부가 있다. 오른손의 가장 윗음들이 애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일종의 킥이다. 그러니 가운데 성부의 화음은 줄이고 윗 성부를 살리며, 동시에 왼손으로 멜로디를 노래할 수 있도록 연습해야 한다.


https://youtu.be/cRCA62tF1EQ?si=o66iIxuoi6R2cDAb



Op.25 No.8 (‘6도’,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고양이 꼬리’)

6도 화음으로 점철된 어려운 연습곡이다. 손이 작으면 연주하기 꽤 힘들 수 있고, 손가락 독립이 잘 안 된 사람도 연주하기 어려울 것이다. 왼손 또한 6도 화음의 연속인데. 이 화음들이 자연스럽게 들리도록 연습해야 한다. 그리고 이 곡을 연주하다 보면 두 손이 안 맞고 엇갈리게 될 확률이 높다. 양손이 동시에 같은 리듬으로 6도를 쳐대니 헷갈리기 때문이다. 또, 화음들을 수직으로 꽂아서 사나운 소리가 되지 않도록 주의하자. 연속된 화음을 연주하더라도 부드러운 흐름이 있어야 한다.


https://youtu.be/CrvgD3UbBOs?si=l_2mwNCrIdxr3PUX



Op.25 No.9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나비’)

이 곡도 손이 작으면 조금 치기 힘들다. 우선, 오른손의 세 번째 음이 아닌 두 번째 음부터 이음줄을 마무리하고 스타카토로 처리해도 괜찮다. 그리고 왼손은 가볍고 산뜻하게 연주해야 한다. 물론 오른손도 마찬가지다. 이 곡은 굉장히 ‘산뜻‘해야 한다. 그러니 무겁고 처지는 터치가 아닌, 가볍고 흥겨운 느낌의 터치를 연습하는 것이 좋다.


https://youtu.be/6hc5FKmr3FA?si=JDpELXrkch5PfnwL



Op.25 No.10 (한국에서만 쓰이는 부제 ‘전투’)

옥타브 연습곡으로, 손이 작으면 ‘아예’ 못 친다. 적절한 힘 분배를 하지 않으면 얼마 가다 못해 팔이 돌처럼 굳으면서 조금도 움직이지 못하는 지경에 이를 수 있다. 손과 팔에 힘을 주어 옥타브를 치지 말고, 최대한 릴랙스 된 상태로 멜로디로 윗 성부를 살려서 훑듯이 지나가야 한다. 3페이지 정도부터는 잠시 느리고 차분한 파트가 나오는데, 이때 팔을 최대한 릴랙스 시킨 후, 다시 빠른 옥타브 구간으로 진입하는 방법이 유용하다.


https://youtu.be/J7ECbcwyjPY?si=i-NVG0kIdBZXTf4G



Op.25 No.11 (‘겨울바람’)

상당히 유명하고, 또 상당히 어려운 연습곡이다. 상당한 파워를 요구하기 때문에 적절한 힘 조절이 중요하며, 힘찬 왼손의 멜로디와 오른손의 정확성이 잘 표현되도록 연습해야 한다. 오른손 연습을 꽤 해야 하는데, 특히 이 곡에서 정확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미스터치가 굉장히 티 나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조금이라도 잘못된 음으로 누르거나 음이 빠지면 ‘앗, 저 사람 틀렸다!’라고 느껴질 정도로 적나라하다.


https://youtu.be/YJMIIxm1bGo?si=lNBclhWXDyJ6ym5G



Op.25 No.12 (‘대양’)

마지막 곡이다! 이 곡은 장엄한 분위기가 일품인데, 엄지 손가락이 포함된 연타 부분을 신경 써서 연주해야 한다. 노래의 진행에 따라 자연스럽게 커지고 작아지는 다이내믹을 표현하기 위해선 음이 뚝뚝 끊기거나, 몇몇 음들이 툭 튀어나오거나, 페달을 제대로 갈지 못해서 음들이 섞이는 상황을 피해야 한다.


https://youtu.be/5M2PO4f5Y7k?si=vEnY9hlY31mmTiNE


뭔가 다른 쇼팽 에튀드

쇼팽 에튀드는 기계적인 손가락 연습곡을 넘어, 연습곡이라는 장르를 예술적 경지로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곡 길이도 짧아서 라이트 하게 감상할 수 있고, (피아니스트는 고생이지만) 기교가 화려한 만큼 듣는 재미도 있다. 이번 기회에 쇼팽 에튀드 Op.19과 Op.25를 들어보고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곡을 골라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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