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글을 더 이상 구독하지 않고,
새 글 알림도 받아볼 수 없습니다.
밤사이 내린 눈이 온 세상을 덮었다. 처음에는 반가움에 ‘와, 눈이다!’라고 외쳤지만, 이내 출근길 걱정이 앞섰다. 운전은 포기하고, 이런 날엔 너도나도 버스를 이용하겠다 싶어 평소보다 서둘러 집을 나섰다. 아무도 걷지 않은 눈 쌓인 골목길 위를 무심하게 걷다가, 뽀드득거리는 발소리에 마음이 흔들려 출근길이 아니라면 눈사람이라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어릴 적 친구들과 눈싸움하며 꺄르륵 웃던 시절이 스쳐 지나갔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일에 지쳐 무뎌진 감정을 흔들어 깨우는 눈, 이 출렁거리는 감정의 동요는 아마도 그 눈이 부리는 마법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