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부모들 유난이다.
우리 때는 그렇게 안 했다.
그렇게 안 해도 잘만 컸다.’
맞는 말이다.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 눈으로는
엄마, 아빠 세대로 유난이었을 거다.
아기 맞이 준비를 하면서
손수건을 세 번씩 빨고 있다.
심지어 건조기도 아닌 자연 건조로.
세탁하고 자연건조 시키고 건조기로 먼지 털기 과정을 세 번 반복하니 손수건 세탁이 꼬박 3일 걸렸다.
정해진 세탁 방법도 없는데
두 번만 했다는 분, 세 번 했다는 분 등
여러 방법이 있었다.
그중 나는 제일 복잡한 과정을 선택했다.
한 번이나 두 번이나, 자연건조나 건조기 넣기나
큰 차이가 없을 것 알면서도 그러고 싶었다.
아기옷 따로, 인형 따로..
아기 수납장 모두 꺼내서 수세미로 박박 닦고
햇빛에 말려 살균시켰다.
아기 용품 만질 때마다
내 손이 너무 더러운 것 같아 매번 씻곤 한다.
내가 봐도 내가 너무 유난이다.
그런데 아기를 생각하니
이 세상 모든 게 더러워 보인다.
우리 아기에게 먼지 하나 들어갈까,
세균하나 들어갈까 걱정이다.
원래의 나는 어떠냐고? 국룰은 3초지만 조금 더해서 떨어진 건 5초 안에 주워서 후 불어서 먹기도 한다.
며칠 전까지만 해도 ‘흙도 먹고 먼지도 먹고 세균도 먹어야 면역력 생기지!’라고 생각했는데
막상 세상 작고 무해한 신생아들의 모습을 보니
지금까지 유난이라고 생각했던 행동들을
내가 하고 있다.
하지만 알고 있다. 처음에만 이럴 거라는 걸.
그리고 알고 있다.
지금 대충 해도 된다고 말해주는 육아 선배님들
역시 처음에는 나처럼 했다는 걸.
앞으로도 분유에 이유식에 무염식에
유난 좀 떨 예정이다.
그러다가 조금 무뎌지고 나도 아기도 더 편하고
좋은 방법을 찾아가겠지.
계속 유난을 떨 수 있다면 그만큼의 에너지가 있다는 반증이니 더 좋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니
유난 떤다는 말에 당당히 대답해야지.
유난 좀 떨게요, 처음이잖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