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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연 Sep 04. 2024

Kiss day

시 poem




Kiss of autumn

어느덧... 가을이 오고...

나는... 이별을 준비해야만 했다

서서히 바래짐을 기다리기에는
온갖 상처의 말들이
나의 가슴을 후벼 팠기 때문이다

그는 내게...

수많은 과거의 연인들을 자랑삼아 늘어놓고
매일 밤 숱한 여자들과 키스를 즐긴다며
아무렇지 않은 듯 웃었다

그를 보려...
 
하루종일 기다렸던 나는..
성급히 커피를 마셨다

그리곤... 눈물이 났다

마치 느닷없이 나타나는 치통처럼
아픔이 욱신 거렸다

' ..... '

순간 모든 게 멈춰 버렸다

몹시 당황한 나는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진 듯했다

' 왜 울어 ? '

드디어 그의 얼굴을 본다

' 아... 뜨거운 거 생각 못하고 마셨네... '

그는... 웃었다

' 개그 하니? 장난꾸러기 ㅎㅎ '

내가 뜨거웠는지 커피가 불덩이 같았는지
지글거리는 식도가 다 타버려
새까만 재투성이로 남아있는지

결정적으로
내가... 지금... 괜찮은 지... 그는 묻지 않았다

그랬다
그는 한순간도 날 사랑하지 않았다

나는 단지...
그의 첫사랑과 닮았을 뿐이고

그는 언제나 그를 사랑해주지 않던 그녀를 원망했다

끓어오르는 용암에 던져진 아픔...

이렇듯...
한순간에 모든 걸 잊어버릴 수만 있다면...

autumn of kiss

그와의 입맞춤에는... 내가 없었다

그와 내가 했던 사랑은 빛바랜 낙엽 같았고
바랜 낙엽 같던 키스는... 순식간에 아스러졌다

그는

아픈... 날... 사랑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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