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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리더들은 대통령이 되거나 와인을 만든다

by 식물감각

누군가는 권력을 선택하고, 누군가는 향기를 남긴다.

성공한 리더들은 결국 두 갈래 길에 선다.

더 큰 권력의 정점으로 향하거나, 그 권력을 향으로 증류한다.

나는 그중 후자를 사랑한다.

그래서 나는 정치보다 와인을 믿는다.

권력은 소리치지만 와인은 속삭인다.

실리콘 밸리의 억만장자들이 포도밭을 사들이기 시작했을 때,

그건 단순한 부의 과시가 아니었다.

그들은 이렇게 선언하고 있었다.

“나는 이제 내 속도를 마신다.”

수익률보다 숙성도를, 경쟁보다 미감을, 확장보다 여운을 택한 사람들.

그들은 알고 있었다.

돈은 권력을 살 수 있지만 와인은 인생을 발효시킨다는 것을.

그리고 이 모든 이야기의 서막은 1976년, 파리에서 시작되었다.

‘파리의 심판’, 프랑스 와인계의 심장에 파문을 던진 역사적인 날.

그 자리에서 무명의 미국 와이너리 샤토 몬텔레나가

프랑스의 자존심 부르고뉴 샤도네이를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모두가 놀랐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단 한 사람, 그 와인을 만든 짐 베럿(Jim Barrett)만큼은

알고 있었을 것이다.

언젠가는, 누군가는 진심을 알아볼 것이라는 사실을.

그는 변호사였다. 하지만 그는 정장을 벗고 흙을 만졌다.

수익의 언어 대신 숙성의 문법으로 세상과 대화했다.

돈을 지배하는 사람은 많지만 감각을 빚는 사람은 드물다.

짐 베럿은 후자를 선택했다.

그리고 그날 이후, 와인은 단순한 기호가 아니라 선언이 되었다.

짐 베럿은 증명했다.

진심은 언젠가 시간의 시차를 두고 승리한다는 것을.

그가 빚은 한 병의 와인은

부의 세계에서 감각의 세계로 이동하는 인간의 여정을 보여 주었다.

그날 이후 수많은 리더들이 그의 포도밭을 찾아가 와인을 마셨다.

그들은 말하지 않았고 냄새를 맡고, 잠시 눈을 감았다.

그들은 이해했다.

리더십은 누군가를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리듬을 잃지 않는 일이라는 것을.

스티븐 스필버그는 영화로 그걸 했다.

마사 스튜어트는 키친웨어로,

오프라 윈프리는 출판과 미디어로 자신의 감각을 증류했다.

그리고 많은 억만장자들이

나파 밸리의 언덕에서 와인이라는 느린 언어로 자신의 인생을 발효시켰다.

나는 그들의 잔을 상상한다.

그들의 잔에는 확신과 관능, 그리고 인생의 잔향이 담겨 있었다.

거기에는 숫자가 없다.

통장 대신 태양빛이, 자산 대신 향기가, 권력 대신 여유가 들어 있었다.

이 얼마나 섹시한 전환인가.

성공의 속도를 늦추어 그것을 향으로 변환시키는 일.

그게 바로 감각적인 부의 정의다.

왜 성공한 리더들은 와인을 만들까.

내 대답은 간단하다.

왜냐하면 그것만이 남기 때문이다.

와인은 부의 종착지가 아니라 부의 재구성이다.

빠르게 번 재산을 느리게 숙성시키는 기술.

그들이 만든 와인은 화폐가 아니라, 시간의 결이 눌러 담긴 감정의 자산이다.

그것은 미래의 상품이 아니라 과거의 기억이 현재로 발효된 예술이다.

투자자로서 나도 가끔 생각한다.

이익을 원하는 이유는 언젠가 이익 없는 일을 위해 쓰기 위함이라고.

가시적인 성과는 사라지지만 감정은 남는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잔을 든다.

거기에는 그래프 대신 리듬이 있고 수익률 대신 향기가 있다.

대통령이 되진 못했지만,

내 삶만은 한 병의 와인처럼 진심으로 빚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누군가가 내 잔의 향을 맡고 이렇게 말해 주기를 바란다.

“그는 권력을 남기지 않았지만, 향기를 남겼다.”

이 말이면 충분하다.

그것이 내가 이해한 리더의 완성이다.

권력을 버리고 향기를 택한 사람들은 결국 한 가지 사실을 깨닫는다.

부의 마지막 형태는 사용이 아니라 소멸에 가깝다.

그들은 와인을 빚으며 배운다. 모든 아름다움은 결국 흘러가야 완성된다는 것을.

나는 그 깨달음 앞에서 잠시 멈춘다.

성공은 남기는 일이 아니라 녹여내는 일,

리더십은 쌓는 기술이 아니라 덜어내는 감각이라는 것.

와인을 숙성시키는 시간처럼

우리의 삶도 비워냄을 통해 향기로 변한다.



� 스월링 노트 | 성공한 리더들은 대통령이 되거나 와인을 만든다

1. 성공은 감각의 정교함으로 귀결된다

수치는 잊히지만 향은 남는다.

성공한 사람들은 데이터를 넘어서 향기의 언어로 이동한다.

2. 부는 사용될 때보다 숙성될 때 더 아름답다

좋은 부자는 돈을 쓰지 않는다.

시간을 녹인다.

자신만의 속도와 미감을 가진 자만이 진짜 부를 예술로 바꾼다.

3. 와인은 부의 마지막 변주다

권력은 세상을 움직이지만, 와인은 한 사람의 영혼을 움직인다.

4. 진심은 언제나 시차를 두고 승리한다

짐 베럿이 만든 한 병의 화이트 와인은

진심의 시간차를 세계에 증명했다.

5. 당신의 포트폴리오에도 와인이 있기를

숫자가 아닌 감정으로 완성된 자산, 그것이 부의 피니쉬다.




� 추천 와인 : 샤토 몬텔레나 샤도네이 (Chateau Montelena Chardonnay 2011)

생산지 : 캘리포니아, 나파 밸리

품종 : 샤도네이

스타일 : 드라이 화이트 와인

� 테이스팅 노트

잔을 기울이면, 세월이 고요히 가라앉은 듯한 황금빛이 스며든다.

처음엔 서늘한 안개처럼 섬세한 시트러스 향이 피어나고,

이내 구운 아몬드와 흰 복숭아, 바닐라가 뒤를 따른다.

시간이 지나면 향은 점점 농밀해지고,

오크의 미세한 숨결과 미네랄의 짠 기운이 서로를 감싼다.

입안에서는 단단한 산도와 유려한 질감이 팽팽한 긴장을 이루며, 한 시대 동 서의 균형감각을 닮았다.

이 와인은 서두르지 않는다.

마치 오래된 리더가 마지막 연설을 앞두고 천천히 숨을 고르듯, 여유와 절제가 깃들어 있다.

피니쉬는 길고도 조용하다.

허영이 사라진 자리에 남는 것은 성숙한 우아함뿐.

그 잔잔한 끝 맛이야말로 성공의 향기가 어떻게 숙성되는지를 보여준다.

� 추천 이유

1976년 파리의 심판에서 세계의 질서를 바꾼 그 이름, 샤토 몬텔레나.

그 이후의 세월 동안 이 와인은 승리보다 품격을 증명해 왔다.

2011 빈티지는 특히 절제된 햇살 아래에서 태어나, 화려함보다 정제된 아름다움을 선택한 해였다.

과시의 시대를 지나, 성숙한 리더들이 다시 찾는 것은 이런 와인이다.

조용하지만 명료한 신념, 단단하지만 부드러운 존재감.

그 한 모금은 성공의 속도를 늦추는 용기이자, 권력 대신 향기를 남기려는 사람의 선택이다.

이 와인은 외치지 않는다.

대신 그 여운으로 세상을 설득한다.

이 샤르도네는 힘보다 품격으로 기억되는 리더의 초상이다.

그리고 그것이야말로 와인이 시간에게 배운 리더십의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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