턱없이 부족해 채워 넣지만 좀처럼 차질 않아 감정은 넘치지만 글을 써보지만 내 표현은 궁색하기만 해 누군가는 단지 내가 슬픈 사람이래 그렇게 이별한 사람이래 하지만 실은 아냐 나는 슬픈 음색을 좋아하고 사랑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지 난 느린 발라드를 켜두고 음률에 맞춰 글줄을 잇는 사람이지 담배를 천천히 피워 올리며 사유를 띄우곤 해 글을 쓴다는 건 기나긴 항해.. 나날에 분간 못할 파고를 허락하는 일 늘 어두운 순간 등불 하나 켜둔 마음이었다는 걸 고백해
네가 바라다 봐주길 바랐어 힘주어 쓴 단어들을 한 번쯤은 작게 소리 내어 읽어나가길 바랐어 그냥 단지 그것뿐이야 내게 글이 있어서 그대로 틀리지 않고 받아 적는 밤이야 시는 밤에만 잠깐 소리 내며 반짝이니까지나가버릴 테니까그 무엇보다 난 지금 이것이어야만 해 우린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없지 그렇게 매일 조금은 젖어있는 탓일까 세상엔 애틋함들이 산재했고 가끔 힘겨웁지만 그래서 이건 시였지 다짐하며 하루가 가까워오면 기꺼이 살아내고자 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