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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게로 머물고 비추이네

by 김필 Dec 21. 2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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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없이 부족해
채워 넣지만 좀처럼 차질 않아
감정은 넘치지만 글을 써보지만 내 표현은 궁색하기만 해
누군가는 단지 내가 슬픈 사람이래
그렇게 이별한 사람이래
하지만 실은 아냐
나는 슬픈 음색을 좋아하고 사랑의 본질을 아는 사람이지
난 느린 발라드를 켜두고 음률에 맞춰 글줄을 잇는 사람이지
담배를 천천히 피워 올리며 사유를 띄우곤 해
글을 쓴다는 건 기나긴 항해..
나날에 분간 못할 파고를 허락하는 일
늘 어두운 순간 등불 하나 켜둔 마음이었다는 걸 고백해

네가 바라다 봐주길 바랐어
힘주어 쓴 단어들을 한 번쯤은 작게 소리 내어 읽어나가길 바랐어
그냥 단지 그것뿐이야
내게 글이 있어서 그대로 틀리지 않고 받아 적는 밤이야
시는 밤에만 잠깐 소리 내며 반짝이니까 지나가버릴 테니까 그 무엇보다 난 지금 이것이어야만 해
우린 내리는 비를 피할 수 없지
그렇게 매일 조금은 젖어있는 탓일까
세상엔 애틋함들이 산재했고 가끔 힘겨웁지만 그래서 이건 시였지
다짐하며 하루가 가까워오면 기꺼이 살아내고자 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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