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을 걷다 우뚝 서서 생각한다 내가 길을 나선 이유를. 무슨 말을 하고 있었을까 단어를 언어를 저 무상한 달빛에 빼앗겨버린 것 같다 행복이었을까 조금이었지만 웃기도 하였기에 의미라고 이름할 수 있을까 겨울은 오고 찬비 내리고 우수수 보이는 세상이 떨려온다 걷다 문득 빈 손을 마주 잡는 사람들 공중에 젖은 더운 입김을 더하는 사람들 절대 어둡다 그렇게 짙다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약 있다면 난 이 계절에 덧붙일 이야기를 찾으려 한다
너에게로 다녀오는 길 너와의 재회를 기약할 수는 없었다 단지 너는 그곳에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할 뿐이었다 그건 늘 한켠의 위안이었다 당신과 나는 지구와 위성의 거리 점멸하는 빛으로써 가늠할 수 있는 거리 어쨌든 저 까만 밤하늘에서 반짝이기에 아득하면서도 애틋해오곤 했다 어떨 땐 그곳을 향해 잠잠히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사랑했었다 어떨 땐 그 단어에 비견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사랑도 하였지만 그게 당신이었기에.. 내 하루는 그러한 이유로 뜨고 또 져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