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킷 36 댓글 공유 작가의 글을 SNS에 공유해보세요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지나고 나서 느끼게 돼 반드시

by 김필 Dec 18. 2024
아래로


길을 걷다 우뚝 서서 생각한다
내가 길을 나선 이유를.
무슨 말을 하고 있었을
단어를 언어를 저 무상한 달빛에 빼앗겨버린 것 같다
행복이었을까
조금이었지만 웃기도 하였기에 의미라고 이름할 수 있을까
겨울은 오고 찬비 내리고 우수수 보이는 세상이 떨려온다
걷다 문득 빈 손을 마주 잡는 사람들
공중에 젖은 더운 입김을 더하는 사람들
절대 어둡다 그렇게 짙다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만약 있다면 난 이 계절에 덧붙일 이야기를 찾으려 한

너에게로 다녀오는 길
너와의 재회를 기약할 수는 없었다
단지 너는 그곳에 있을 거라는 걸 짐작할 뿐이었다
그건 늘 한켠의 위안이었다
당신과 나는 지구와 위성의 거리
점멸하는 빛으로써 가늠할 수 있는 거리
어쨌든 저 까만 밤하늘에서 반짝이기에 아득하면서도 애틋해오곤 했다
어떨 땐 그곳을 향해 잠잠히 기도하는 마음이었다
사랑했었다
어떨 땐 그 단어에 비견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
사랑도 하였지만 그게 당신이었기에..
내 하루는 그러한 이유로 뜨고 또 져갔다


브런치 글 이미지 1
이전 09화 너와 나의 순간들

브런치 로그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