쉰네 번째 시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
바람이 지나간 자리엔
흔들리는 나뭇잎만이 남아
그의 존재를 증언한다
시간은 스치듯 흘러
주름진 손등 위에 흔적을 남기고
기억 속에 먼지를 쌓는다
마음은 보이지 않으나
그리움의 무게로 어깨를 누르고,
사랑은 보이지 않으나
눈물과 웃음 사이에서 그 길을 찾는다
우리 곁을 스쳐 간 것들,
내 눈에 담지 못한 것들,
귀 기울이지 않아
멀어져 버린 목소리들
눈에 보이지 않아도
그것들은 우리를 움직이고
삶을 채우며
세상을 이어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