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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깊고넓은샘 Sep 13. 2024

나, 여기 있어요

아홉 번째 시





한가한 토요일 오후

누구에게 연락할까 핸드폰을 보다가

왠지 모를 서글픔이 밀려온다


연락할 사람이 있다는 건 다행인데

이 좋은 날씨에 나를 찾는 사람이 없다는 건

나를 떠올리는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건


연락처의 그들에게 나는,

나는 어떤 의미일까 생각하다 보니

내가 없어져 버릴 것만 같아

얼른 고개를 젓는다


내가 매번 연락을 하니

네가 나에게 연락할 기회가 없었던 걸까

내가 너희의 기회를 빼앗고,

연락하는 법을 잊어버리게 만들어 버렸네


내 탓이다. 아마도 그럴 것이다.


나는 이제 누구도 찾지 않을 것이다

외롭지 않을 것이다

진정 혼자 남더라도, 남게 되더라도

관심을 구걸하지 않겠다. 절대


그래도 한 명쯤은,

날 찾아 줬으면 좋겠다

정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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