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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살, 예쁜 나이입니다.

by 랑애

주말에 유치원 참여수업을 다녀왔다.

일곱살이니 유치원은 올해가 마지막 참여수업.

꼬물꼬물 작은손으로 쓴 글씨와 그림들을 보니 절로 웃음이 났다. 이젠 내년이면 이런 구경도 못하겠다싶어 한편으론 아쉽기도 했다.


일곱살을 예쁘다고 말하기까지 사실 조금은 망설였다. 요새는 미운 일곱살 아니고 미친 일곱살이라고 한다던데. 그마저도 여섯살로 당겨졌단다. 어쨌든 우리집 막내는 요새 미운일곱살이 시작됐다. 첫째보다 둥글둥글한 성격이라 그런가, 아직 미쳤다고 할 수준까진 아니지만.


그래도 좀만 수틀리면,


엄마 미워! 나빠! 안 놀거야!


를 연발한다.

그리고 혼자 토라져서 방에 들어가 버린다.

쫓아가 뭘하나봤더니 이불덮고 천장보고 그냥 누워 있다. 허 참!


미안해해도 소용없어! 용서 안 해줄 거야!


이러는걸 보면 솔직히.. 귀엽다. ㅋㅋㅋ

본인만 심각할뿐 엄빠는 그저 웃기다.

나이차이 좀 나는 첫째는 굳이 거기에 대고,


그래~ 용서해주지마~


이런다.

그럼 막내는 더 화났다고 째려본다. 서러움에 뒤돌아 눈물도 훔친다. 근데 다 귀엽고 웃긴걸 어떡해. 뽈살도 말투도 표정도 아직은 다 아기인데.

첫째 아이 보니까 입학만 하면 진짜로 금방금방 크던데. 그래서 지금 이 시기가 더없이 귀엽다. 빨리 컸으면 내가 좀 편하겠는데, 한편으론 뭔가 아쉬울것 같은?

뭐 그런 요상한 마음이다.


엄마, 내가 크면 반지 사줄게. 예쁜 구두랑 치마도 사줄게. 다~ 사줄게.


나도 어릴적 우리엄마한테 남발했던 공수표.

이젠 우리집 막내도 내게 하고있다.


그래, 꼭 사줘라. 두 개씩 사 줘!



ps. 오늘 더 많이 귀여워해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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