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이면 막내도 학교에 간다.
처음 뒤집기를 했을 때, 옹알이를 했을 때, 기저귀를 뗐을 때... 의 기억은 사실 별로 없다. 왜냐면 막내니까. 원래 동생들은 알아서 다 배운다고 하지 않던가. 나는 작은아이를 케어해준 기억이 별로 없다. 혼자 잠도 잘 자고 밥도 잘 먹고 지금은 엄마 도와준다고 설거지까지 하겠다는 아이다. 잠이 많아 낮잠도 1분이면 잠들었다. 지금도 잠없는 첫째와는 완전 딴 판. 이런 아이도 있었다니, 오마이갓! 조리원에서 나온 첫 날 나도 모르게 깜빡 잠이 들었는데 눈떠보니 수유텀을 건너띄었다. 신생아라 두시간마다 수유해야 한다고 배웠는데. 왠걸. 집에 온 첫날부터 밤잠을 일곱시간이나 자준 기특한 아이였다. 노산이라 임신을 망설였는데 못 만났으면 어쩔 뻔 했어!
나중에 너 장가가면 엄마 어떻게 살지?
거기가 어디야? 나 어디 가?
결혼하는 걸 장가간다고 해. 너 아니면 밥먹을 때 누가 숟가락 놔주고 엄마 팔아프다고 누가 안마해주나. 왜 이렇게 늦게 왔어. 엄마 좀 더 젊었을 때 오지.
어딘진 모르겠지만 거기 갈 때 엄마도 데리고 갈게.
빵. 터.짐.
일일이 내손으로 다 해줘야하는 첫째와는 다르게 막내는 모든걸 알아서 한다. 대부분의 막내들은 그렇다고 한다. 습득력은 빠르고 애교는 많다. 그래서 웃기지만 결혼시키기가 벌써부터 낙이 없다. 내가 이런 소릴 할 줄이야. 그러면 이 다음에 성당 신부님 하겠다는 우리집 막내다. 아가야, 신부님은 아무나 하니?
그런데 공부는 첫째만 못하다. 위에 또 아이가 있다보니 책도 많이 못 읽어줬고, 무릎에 앉혀놓고 만화도 같이 못 봤다. 색칠공부 같은 워크북도 하려면 짬짬이 시간을 내야 하는 나의 업무(?)로 전락했다. 그래서 막내는 힘들어, 힘들어, 엄마 힘들어.만 연발하다 일곱살까지 왔다. 그래도 첫째를 키워본 경험이 있어서 모든게 수월하다. 그건 형제육아의 장점이다.
이제 내년이면 막내도 학교에 간다.
아직 한글도 완벽하지 않고 수세기도 정확하지 않다.
그래도 첫째 어깨 너머로 알파벳 정도는 눈치로 때려맞추고 생활습관 또한 잘 잡혀있다.
공부 빼고 모든 발달이 빠른 막내,
엄마눈엔 마냥 아기같은데.
학교가서 잘 적응할 수 있겠지?
준비됐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