ㅇㅇ이 한글 다 뗐어요? => 한글은 다 뗐죠?
일곱살도 벌써 절반이 지나가다 보니 이젠 질문의 형태가 바뀌었다. 한글을 다 뗀 아이들이 제법 있기 때문.
"벌써 영어 파닉스까지 뗐는걸요? 우리앤 영어책 줄줄 읽어요."
뭐 가끔 이런 아이도 있기 때문에
혹은 아직 받침없는 글자만 읽는 아이도 있기 때문에,
여하튼 질문이 조심스럽다.
하지만 일곱살 아이를 둔 엄마라면 빼먹지 않고 나오는 관심 주제다.
우리 둘째도 책과 거리가 멀고, 책상 앞에 앉아 딱 5분만 지나면 눈에 졸음이 그득하고 (연기가 아니라 진짜로ㅋㅋ) 뭐 그런아이였다. 나는 여섯살이 되자마자 1학기, 2학기 상담 내내 한글 이야기만 하다 왔다. 5세부터 슬슬 한글 학습지를 하는 분위기였지만, 나는 시키지 않았다. 사립 유치원에 다니면서 따로 선생님까지 붙여야만 뗄수 있는 분야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유아교육 전문가 선생님들이 계신 유치원도 충분히 사교육 아니던가.
선생님, 6세에는 한글을 떼야 7세에 스스로 책도 읽고, 독후활동도 하고, 학교 갈 준비를 어느 정도 하지 않겠어요?
진상으로 보였을까. 하지만 그만큼 나는 진심이었다. 그리고 우리 유치원 선생님들의 저력을 믿었다. 선생님들 또한 학부모들의 니즈를 알아야 커리큘럼을 짜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했다. 결국 우리 유치원에서는 한글 프로젝트가 진행되었고, 현재 우리아이는 한글을 거의 다 떼었다. 선생님께 과도한 부담을 드릴 필요는 없지만, 어느정도의 믿음을 드리고 아이를 온전히 맡긴 것이 전략이었다.
유치원에서 한글떼기 프로그램을 시작한 동시에 집에서 나는 따로 워크북을 사서 진행해줬다. 시중에 나온 책들. 단돈 만원도 안하는데 좋은 교재들이 참 많다. 시너지 효과가 생겼는지, 몇달 만에 수월하게 한글을 뗐다. 포인트는 동시에 집중적으로 하는 거다. 무조건 반복하는데 장사없다. 뭐 특별히 요령도 필요없다. 진도를 맞추기 힘들면 유치원 진도에 맞추거나 조금 뒤따라가는 정도면 된다. 인풋이 생겨야 아웃풋이 나오기 때문에 무조건 많이 눈에 보여주고 소리내어 읽어보게 하는 게 최고다.
그리고 때가 되어야 수월하게 뗀다. 아이마다 본인의 '때'는 각자 다르다. 나도 첫째가 6세 여름에 이중자음, 이중모음까지 완벽히 뗐기에, 둘째가 여섯살이 되자마자 조바심을 냈었다. 하지만 둘째의 경우 그땐 이른 시기였다. 아무리 들이밀어도 이해를 못했다. 알아듣지를 못하니 결국엔 안한다고 울고 떼쓰고 짜증을 부렸다.
하지만 늦게 떼면 그만큼 금방 한다더니 그말이 꼭 맞았다.
그러니 아직 한글을 못뗀 아이들이 있다면 너무 걱정 안하셔도 좋다. 뒤늦게 시작한만큼 한 두 달이면 후루룩 뗄 것이다. 사실 우리아이는 어느 정도 해놓고 이런다 말하겠지만, 똥줄(?)타는 부모의 그 마음은 나도 잘 안다.
걱정은 조금 내려놓되,
7세 중반인만큼 이제 슬슬 속도를 내도 좋을 것 같다!
모두모두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