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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전에 해야 할 일-젓가락질 떼기!

by 랑애

사실 젓가락질 잘할 필요 없다.

꼭 빨리 떼야 할 필요도 없다.

하지만, 입학 전에 떼면... 편하긴 하다!

[ㅇㅇ님의 젓가락질 기술이 플러스 1 되셨습니다.]

뭐 이런 차원이랄까.


식당에 가면 나는 막내를 위해 항상, 아기 수저랑 포크를 부탁한다. 따로 수저통을 들고 다녀야지 했는데 사실 것도 귀찮다. 자꾸 까먹는다. 그런데 어제 저녁, 돈까스집에 간 막내가 갑자기 어른용 젓가락을 요구했다. "엄마 나 젓가락 써볼래." 못하겠지 싶어서 "일단 엄마꺼 써 봐." 했더니 "어떻게 하는 건데?" 하더니 손가락으로 몇 번 젓가락질을 휘적여보인다. 오오, 가능성있다 싶어서 나는, "유치원에서 젓가락 써? 포크만 쓰지말고 젓가락도 같이 써야지."한다. "어. 근데 잘 안 써. 밥 빨리 먹고 놀려면 숟가락이랑 포크로만 먹어야 얼른 먹지." 막내는 친구들도 다들 그렇다며 포크질만 하는 게 별 일 아니라는 듯 답한다.


올해 일곱살이 되고부터 유치원 가방에 수저, 포크, 젓가락을 매일 넣어준다. 덕분에 수저통도 큰걸로 바꿨다. 일곱살동안 부지런히 젓가락질 연습을 해야 내년에 학교가서도 익숙할 거 같아서. 학교에선 포크를 따로 준비해주는 것 같지 않던데. 큰애에게 물어보니, "일학년 때는 젓가락 못 쓰는 친구는 개인 포크를 갖고 다니던데." 한다. 하지만 모든게 수월했던 큰애는 일곱살에 젓가락질을 완벽히 떼서 학교에 보냈다.


입학을 하면 걱정되는 문제가 밥이랑 화장실 뒤처리, 등하교길이다. 큰 애 때도 동네 엄마들과 동동거리며 학교 보내봤지만, 결론은 애들은 어른의 생각보다 훨씬 잘해낸다였다. 그러니 사실 미리 걱정할 필욘 없다. 다만 남자아이들은 이상한 데서 승부욕이 있는지, "나는 포크 안 쓰고 젓가락질 잘한다~"라든지 "나는 엄마가 아침에 학교 안 데려다준다~" 와 같은 요상한 부심을 부린다.

큰 애 입학하던 해 3월초, 우리 동네 남자애들 사이에 이상한 경쟁바람이 불어서, "누구는 아침에 학교 혼자 간대~"와 같은 소문이 돌았다. 그래서 나도 정작 큰 애를 일주일도 채 학교에 못 데려다줬다. 나도 누구처럼 혼자 가보겠다고. 멀지 않으니 혼자 갈 수 있다고.


젓가락질도 그렇다. 나도 혼자 해보겠다고. 아이가 말하는 순간이 온다. 그 순간에는 정말로 혼자 해 볼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한다. 그리고 꼭 해내지 못했어도 잘했다고 앞으론 더 잘할수 있다고 듬뿍 칭찬해주자. 그저 그러면 될 일이다. 물론 막내도 친구들 사이에 이상한 부심이 또 불까봐, 내심 젓가락질이 걱정되는게 엄마마음이긴 하다.


후아. 이번 겨울동안 젓가락질 할수있는데까지 연습해보자고~!! 막내님의 젓가락질 기술이 플러스업되길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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