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아이들은 태권도, 합기도를 비롯한 운동하는 학원에서 배움은 물론, 줄넘기 학원까지 우후죽순 생겨나 모두가 줄넘기를 잘한다. 유치원에서도 7세가 되면 줄넘기를 시작한다. 학교에 가면 줄넘기를 한다는 게 명목상 이유다.
하지만 첫째 아이를 키워보니, 막상 학교에서 시키는 줄넘기 기록은 최저갯수만 넘으면 통과다. 그리고 그 갯수는 대다수에게 높은 갯수가 아니다. 따로 배우지 않았다고 해서 방과후 남아 연습에 매진할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그렇다면 줄넘기를 입학 전 미리 배워놓는 게 쓸모없는 일일까? 아니다. 줄넘기는 아이에게 자신감과 성취감, 만족감을 동시에 선물할 수 있는 종목이다.
듣자 하니, 예전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차출해 따로 줄넘기 대회에 나가기도 하고, 교내에서 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로 모든 것이 사라졌다고. 일부 다시 생겨난 곳이 있을 수 있지만, 일단 대다수는 중단이다. 그렇다면 대회 경험을 어디에서 쌓을 수 있을까?
날씨 좋은 가을 날, 우리집 막내는 줄넘기 대회에 도전했다. 태권도 학원에서 일주일에 두어 번 줄넘기 수업을 하는 건 알았지만, 사실 유치부라 별로 욕심은 없었다. 하지만 나는 여름쯤부터 관장님께 문의를 해두었었다. 입학 전에 줄넘기 대회를 꼭 한 번 내보내고 싶다고. 우리 아이 실력 정도로 나갈 수 있겠냐고. 경험상 참가하는 것이니 평균 정도만 하면 내보내달라고. 대신 열심히 연습시키겠다고. 내 노파심과는 달리 막내는 유치부 중에서 줄넘기를 제법 하는 편이었으며, 다음 대회에 우리 막내도 염두해두고 계셨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야호! 그렇게 줄넘기 연습이 주말에도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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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줄넘기 세계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냥 순전히 줄에 걸리지 않고 잘 돌리면 되는 거겠지 생각했다. 그 큰 실내체육관이 참가인원으로 꽉 차서 자리가 없을 지경인 걸 보며 입이 다물어지지 않았다. 마치 전국체전이라도 치루는 듯한 열기였다. 모두가 국가대표 선수같았다. 다들 정말 열심인 아이들이었다. 기특하고 예뻐보였다.
결과적으로 막내는 유치부 3등을 해서 대상을 받아왔다. 그리고 그 상장을 들고 유치원에 가서 신나게 자랑을 했단다. 어깨뽕이 으쓱 올라가는 순간이었다나 뭐라나.
아무튼 줄넘기 대회 경험은 꼭 쌓아보라고 권하고 싶다. 그리고 그것은 미취학일수록 입상에 유리하다는 팁을 건네며 글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