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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초등은 요새 한글에 진심입니다.

by 랑애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


이건 비단 영어책읽기의 방법만은 아니라고 본다. 벌써 11월이 시작되었고, 절반이나 지나갔다. 한달 뒤면 입학통지서가 날아올 것이고, 두달쯤 뒤면 예비소집에 참석해야 한다. 정말로 정말로 유치원생 꼬리표가 다 끝나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지금 일곱살 아이들의 한글 실력은 얼마나 될까?


다른집 아이들을 따져보기 전에 나는 우리집 해맑은 일곱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작년부터 한글을 떼야 한다고 마르고 닳도록 잔소리를 했고, 각종 워크북과 독서로 시도를 했다. 하지만 큰애때도 그랬듯이 모든건 아이가 받아들일 준비가 끝나야 진도가 쭉쭉 나간다는 것. 후아. 나는 작년부터 유치원 상담일에 가서 내내 한글 이야기만 하다 왔다. 물론 지난달 2학기 상담에서도 그러했다.


아직 더듬더듬 읽는 수준인데, 입학 전에 가능할까요?


유치원에서는 한글떼기를 위해 준비하신 프로그램이 따로 있을까요?


아아. 사실 진상으로 보일수도 있겠지만 나는 그만큼 절박했다. 책읽기를 시켜보아도 버벅버벅. 각종 워크북 문제도 선택지까지 내가 읽어줘야 푸는 수준이니 얼마나 속이 타고 답답했는지. 이런 수준에 한글 외 다른 영역의 접근시도도 하지 못했다. 사실 모든 것은 한글을 완벽히 숙지하고 나서야 그 밖의 과목에서도 실력이 쌓이니까.


유치원에서 소리내어 책읽기를 시작했다는 말에, 나는 아차 했다. 맞다. 큰아이 영어수준을 향상시킬 때 지겹게 들었던 말. 소리내어 읽기의 중요성. 그건 비단 영어만이 아닐 것이다. 무조건 음독을 해야 눈으로 한 , 뇌로 한 , 입으로 한 번 읽는 효과가 나타난다.


가만있자. 그래.
큰아이 입학식때 학교에서 선물로 받았던 동시집.
이게 좋겠다!


나는 생뚱맞게 오년간 펼쳐보지도 않은 동시집을 선택했다. 큰 아이가 재미없다고 후루룩 펼쳐보고는 책장에 그대로 꽂아놨던 동시모음집. 그런데 그 책이 각종 교육전문가들의 추천도서에 꼭 있었던 걸 보고 나는 그 책을 쉽게 버리기도 못해서 쭉 소장중이었다. 다 쓸모가 있겠지 싶어 냄비받침이라도 쓰겠지 싶어 장장 오년간이나. 그리고 그걸 이렇게 활용할 줄이야! 유레카!


곧바로 매일 엄마가 읽어주던 잠자리독서는 집어치우고, 그 책을 아이에게 음독하게 했다. 현재 그 두꺼운 책이 절반을 넘어가고 있는데, 확실히 처음부터 읽는 속도가 빠르고 정확해진 걸 아이도 나도 느낀다. 그래. 긴 이번 겨울동안 이 책 떼고 두 바퀴 돌고 세 바퀴... 그건 지겹나? 아아, 그럼 다른 책을 또 구해보도록 하지. 어쨌든 소리내어 읽기를 시작한 이후 조금씩 느는게 내 눈에 보이니 일단은 안도의 한숨을 쉬어 본다.



PS. 저는 실제로 <소리내어 읽기>의 예찬자에요. 큰 아이 영어공부에도 효과를 봤는데, 왜 한글떼는 데에 활용할 생각을 못했나 몰라요. 한글을 다 떼면 시켜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으니까요. 하지만 <소리내어 읽기>는 모든 실력향상의 속도를 3배속으로 돌려준답니다. 혹시 걱정이신 예비초등 부모님들 한번 시도해보세요.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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