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 밖으로 몸을 밀면
문틈 사이로 새어드는 칼바람
비밀번호 꾹~꾹
현관문이 열리고
새끼 새 마냥
여섯 개의 눈동자가
애절히 나를 바라본다
냉장고 뒤적뒤적,
베란다를 쓸어봐도
텅 빈 머리와 가스레인지
"김치찌개나 끓여볼까"
돼지고기가 다글다글 익고
김치가 불 맛을 맡으면
빨갛게 우는 국물,
고기와 김치는 숨이 죽어
꿀떡꿀떡 침 삼키고
목젖이 꼴랑꼴랑
밥숟가락 수영 대회에
겨울밤이 짧다
-29년차 현직 초등교사. 일상과 교실, 책 속에서 떠오른 마음을 시와 에세이로 쓰고 있어요. 제 글이 누군가의 하루에 닿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