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깨 위에 고요가 내려앉고
집중의 숨빛이 너를 감쌀 때
나는 고요히 그 장면 위에
작은 불씨를 놓는다
공책 모서리에 글씨가 쓱, 싹—
연필이 종이의 시간을 빚으면
멈추었다가 흐르는 네 손목의 물결
“공부하나 봐…?”
가슴속 기대가 빛을 머금는데—
“엄마, 저 공부하는 거 아니에요.”
종이를 떠도는 너의 손끝
그림 속 우주가 피어오를 때
그 앞에서 나를 깨우는 미소
“그래… 나는 너의 엄마구나”
네가 무엇을 그리든, 무엇을 멈추든
파도처럼 품어 안는 자리—
엄마라는 바다 위에서
너의 꿈이 섬처럼 솟아오르길
너를 품은 시선
해묵은 파도의 숨결 따라
내 안의 두려움이 흩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