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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아빠랑 함께 쓴 일기'를 읽고

by 윰글

'아이와 부모님과 선생님이 모둠일기장을 다리 삼아 서로의 진심에 가까이 다가가고 만나고 싶은 마음이 생기는 교실, 행복한 삼각관계예요.' (프롤로그 중)


삼각관계는 세 사람 사이에서 서로 얽히고설킨 감정이나 관계를 말한다. 주로 연애 관계에서 두 사람이 한 사람을 동시에 좋아하거나, 한 사람이 두 사람과 복잡한 감정을 나누는 상황을 뜻한다. 이로 인해 갈등, 질투, 오해 등이 발생할 수 있는 복잡한 상황을 나타낸다. (출처: 챗 GPT)

작가는 이러한 의미를 학교 상황에 적용하고 있다. 여기서 삼각관계의 당사자는 교사, 아이, 부모님이다. 교육 활동은 주로 아이와 교사 사이에서 이루어지지만, 아이의 변화를 위해서는 부모의 긍정적인 피드백과 관심, 그리고 사랑이 반드시 필요하다.


주순영 작가는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나 삼척에서 학교를 다녔다. 1990년 춘천교육대학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사라진 하장 갈전초등학교에서 첫 발령을 받았다. 1993년 한국 글쓰기 교육 연구회에 가입해 선생님들로부터 글쓰기 교육의 정신과 삶의 태도를 배웠다. 1995년부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부모와 함께 우리말과 삶을 가꾸는 글쓰기 교육을 실천하며 행복한 교실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삼척과 원주를 오가며 근무하다가 2011년부터는 원주 치악초등학교에서 근무 중이며, 2012년부터는 글쓰기를 통한 치유와 상담으로 학교 밖 학부모들과도 만나고 있다.


책은 '십 수년 만에 일기를 쓴다’와 ‘글과 함께 마음도 주고받았다’라는 두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모둠 일기를 시작하며 학부모님께 보내는 글에서, 공개수업에 참여해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더 깊은 만남을 이어가기 위해 모둠 일기를 쓰겠다는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작가가 소개하는 모둠 일기 쓰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한 번 모둠의 한 명이 모둠 일기장에 일기를 쓴다.

2. 모둠 일기를 쓰는 날에는 개인 일기장에는 내용을 적지 않는다.

3. 아이가 일기를 쓰는 날, 부모님이 같이 일기를 쓴다. 형식과 내용은 자유롭다.


모둠 일기 쓰는 방법은 어렵지 않게 느껴진다. 각 모둠은 5~6명 정도로 구성되어 있으며, 요일별로 한 명씩 돌아가며 일기를 쓰면 된다. 아이가 먼저 일기를 쓰면 부모님이 이어서 쓰고, 작가는 이에 대해 코멘트를 단다. 이 과정은 책 속에 잘 엮여 있다.

이렇게 함께 쓴 일기는 한 권의 멋진 책으로 발간된다. 흔히 학급 문집은 아이들의 글을 모아 만들지만, 이 책은 학부모와 교사까지 참여한 특별한 일기장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삶을 가꾸는 글쓰기는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며, 마음을 내기만 하면 쉽고 간단하다. 글을 통해 자기 마음의 고통을 쏟아내고 정리하며, 이를 아이들에게도 경험하게 하고 싶은 작가의 마음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책은 작가의 학급 아이들에게 일 년을 기억하는 소중한 매개체로 남을 것이다. 삶이라는 도화지에 나만의 스케치와 색을 입히듯, 작가가 엮은 이 책은 아이들과 학부모에게 ‘삶을 가꾸는 글쓰기’의 의미를 스며들게 한다.


교사, 아이, 학부모가 함께 쓴 일기를 통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를 알고 싶은 이들에게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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