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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아 잔소리로부터 완벽한 도피처를 발견했다.

감 놔라 배 놔라 하는 사람들이 없는 이곳

by 글로업

문 밖을 나서면 이어지는


육아 시어머니들(?)의 잔소리.


이 때문에 대문 밖 공포증 같은 게 올 지경이었다.




예전에는 대가족 사회였기에


육아를 서로 도우며 할 수 있었을 테지만


핵가족 사회인 지금은


주변에 도움을 받지 않는다 하면


부부가 온전히 아이들 케어를 담당해야 했고,


우리가 딱 그 케이스였다.



공동육아가 절실하게 필요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집 밖으로 나가면


노키즈존에 뭐에


아이를 반기지 않는 현실이 눈에 들어왔고,


그 불편함을 애써 외면하고 싶었다.




어느 날, 침대에 누워 의미 없이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




그때, 눈에 들어오는 온라인 모임이 있었다.


바로 온라인 공동육아방.




아니, 온라인으로 공동육아라니.


이게 가능한가 싶었다.



몇 가지 모임 후기들을 살펴보니


'남편에게도 받지 못한 위로를 여기서 받았다.'


'유용한 정보가 많다'는 등


긍정적인 피드백이 많이 보였다.




반면, 수준이 떨어진다는 둥,


공동구매를 강요한다는 둥


부정적인 피드백도 보였다.




아무래도 아무 조건 없이 참여하는 곳보다는


일정 기준을 충족한 사람들만 모이는 곳을 택했다.


심지어 방장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실명 인증을 하고 들어가는 곳으로.




출생 연도도 같은 아이 엄마들의 모임이었고,


특정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아이 엄마들 모임이었


공통점이 많았다.









"카톡 카톡 카톡.... 카톡!!!"



단체톡의 특성상 카톡을 잠시만 안 보면


금세 300+ 숫자가 빨갛게 떠있었다.



나름 육아방 신규인 나는


조용히 다른 엄마들의 대화를 지켜봤다.




당시에는 아이가 어렸기에


교육 프로그램 이야기도 있긴 했지만


대부분이 육아 이야기였다.


"아이가 자꾸 토하는데 분유는 뭐가 좋나요?"


"기저귀 발진이 잘 나요. 좋은 브랜드 추천 부탁드려요."

.

.

.

.

"유산균은 다들 뭐 먹이시나요?"



아이 엄마라면 한 번쯤은 검색해 볼 법한 내용들을


서로 질문하고 답하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블로그든 인스타든 유튜브든


광고와 협찬이 많아서


오히려 어떤 정보가 진실인지를 가려야 하는


순간들이 많아 스트레스인데


찐 후기만을 골라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다.



온라인 특성상 서로 지역이 달라서인지


시기 질투하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었고,


각자의 육아 고민에


"저희 아이도 그래요."


"저는 이렇게 해결했어요."


"아이고 힘드셨겠어요."


이런 말들을 덧붙여주는 게


육아하는 나에게는 큰 힘이 되었다.

(내 고민이 아니어도

다른 사람을 헐뜯지 않는 아름다운 광경에 힘을 얻었다.)







사실 정부에서 마련해 주는 오프 모임도 있다.


육아종합지원센터에서 자조모임을 만들 수도 있고,


공동육아방에서 엄마들과 함께 육아를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서로 가치관이나 소득 수준이 맞지 않고


육아 환경이 많이 다른 경우에


모임을 지속하기가 어려운 부분이 많다.




오히려 온라인 공동육아가 나에게는 훨씬 잘 맞았다.


서로 격려하고 힘을 주고 공감해 주는 일.


어쩌면 '육아'라는 일생일대의 전쟁 같은 나날을 보내는


초보 엄마들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이 방에서 활동한 지도 거의 3년이 지났다.



이제 슬슬 육아 이야기보다는 학습 이야기가


나오면서 또 다른 육아 전쟁이 예고되는데...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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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