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계절감
어제보다 창문이 작아졌어요
이번 계절을 다 차지할 것만 같았는데
우산장수가 수박을 따러갑니다 사람들은 횡단보도를 건너가고요 우산을 들었네요 비도 없는데 산개구리 알은 출발했을까요
금붕어를 웅덩이에 자꾸 풀어 놓아요
모르는 아저씨가요
앞다리도 뒷다리를 언제 따라가야 할지
몰라요
올챙이만의 일일까요
창문이 작아도 괜찮을까요
오늘은 새끼 금붕어를 삼킬 거래요 올챙이가요
다산콜센터가 몇 번이었죠
가벼운 것들도 가끔 뒤꿈치를 숨길 수 있습니다
올챙이도 그랬거든요
웅덩이에 빠진 사람은 웅덩이를 입고
비가 비를 다시 불러 내
여기저기 흩어집니다
미리 우비를 입어본다는 건
창문을 키울 수 있는 방법이 될까요
모르는 아저씨가 생각나지 않습니다
올챙이는 아직 꼬리를 흔들지 않고요
곰은 나무 위에서 한 번 떨어져보는 겁니다
뱃가죽에 지방이 얼마나 붙어있는지 궁금했거든요
바람에 넘어진 바람은
바람을 붙들고 일어서야 한다는데
내일은 어느 계절일까요
창문으로는 헤아릴 수 없어
스카프를 사러 가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