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쇼핑하울
이번 주에 프라이를 하면
노른자가 터지지 않을 거래
마트에 달려갔지 모자가 후들거려
품절이래
실눈으로 오늘의 운세를 고쳤어
노른자는 또 흘러내리겠지
귀고리를 샀어
네 귀에서는 늘 비린내가 났어
혼자라는 걸 언제 알았을까
그런 날은 모자 없는 우비가 도착한 것 같아
발신인이 누구였더라
희미해지는 그해 여름들
장화는 헐렁하고 비는 촘촘하고
그 많은 웅덩이들을 어떻게 다 돌아다녔을까
무한했었지
붙잡을 수도 건져 낼 수도 없던 빗방울 빗방울들
널 닮은 것들을 만지작거리다가
반품해야 될 것들이 너무 많아
너도 나를 반품 했었니
반품은 왜 자꾸 나를 따라다니는 걸까
반품이란 원래 자기 자리로 되돌아가는 것
호루라기도 샀어
그때 이것만 있었어도 지금쯤 넌
프라이를 잘 할 수 있을 텐데
내일은 부화기를 사러 가야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