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이오 Aug 13. 2024

재구성

2024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재구성



   물푸레나무 앞 벤치는 혼자다


   작은 도서관 마감 시간이 가까워졌다


   마을버스는 빈 정류장을 돌아나간다


   군고구마 아저씨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


   일요일이었다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


   곤충호텔 2층엔 거미줄이 없다


   모레쯤 장마가 다시 든다고 한다


   어제 수건 빨래는 해두었구나


   저녁엔 식기건조기를 돌려야지


   돌려야겠다


   다람쥐들은 수건돌리기를 잘 마쳤을까 


   우리도 우리를 마치려고


   사방으로 손을 흩트려 놓았는데


   너는 거기에도 없었다


   오디는 퉁퉁 불어 터질 것이다

이전 08화 학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