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아르코창작기금 선정작
재구성
물푸레나무 앞 벤치는 혼자다
작은 도서관 마감 시간이 가까워졌다
마을버스는 빈 정류장을 돌아나간다
군고구마 아저씨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
일요일이었다
핸드폰을 두고 나왔다
곤충호텔 2층엔 거미줄이 없다
모레쯤 장마가 다시 든다고 한다
어제 수건 빨래는 해두었구나
저녁엔 식기건조기를 돌려야지
돌려야겠다
다람쥐들은 수건돌리기를 잘 마쳤을까
우리도 우리를 마치려고
사방으로 손을 흩트려 놓았는데
너는 거기에도 없었다
오디는 퉁퉁 불어 터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