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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여생 Oct 27. 2024

시내 외출

여자는 버스를 타고 오랜만에 시내로 나왔다.

오늘도 어김없이 흐린 날이지만 마지막이라 생각하니 좋은 추억들이 기억난다.

처음에 이 곳에 도착했을 때, 한국과 다른 풍경에 신기했고 다른 문화와 사람들에 설레었던 기억이 있다.

버스에서 내리자 돌 바닥들이 늘어져 있다.

운동화를 신었지만 딱딱한 돌바닥이 걸을 때 좋지 않다는 것을 이번에 뼈저리게 확인하는 여자다.

걸을 때 마다 통증이 온 몸에 울리는 느낌이 들어 정신이 번쩍 났다.

시내는 광장이 크게 펼쳐져 있고 양쪽에 가게들이 즐비해 있는 곳이다.

중간 중간 푸드트럭도 있고, 골목 사이사이로 들어가면 자그마한 음식점들이 있어 둘러보는 재미가 있는 곳이다.

길거리 음식을 보자 좋아하는 파스타집이 생각났지만 여기와는 거리가 꽤나 떨어져 있어 아쉬운 마음을 삼켰다.

계속 걷는 것이 쉽지 않아 강가에 있는 한 카페로 향했다.

일로 많이 힘들었을 때,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없는 것에 외로웠다.

여기서 만난 인연들은 금세 다른 곳으로 가거나 한국으로 돌아가 버렸다.

결국은 여기서도 혼자가 되었다.

그 때 외로움을 삼키며 왔던 카페다.

강을 정방향으로 바라보며 실내와 테라스로 나뉘어져 있는 곳이다.

테라스가 꽤나 넓게 되어있어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회색빛 하늘에 맞지 않게 하얀색 야외용 의자가 눈에 띄는 곳이다.

주말에 맥주한잔을 마시며 강가를 바라보곤 했다.

그때를 생각하며 수많은 추억들을 되새김질하며 날씨가 꽤나 쌀쌀했지만 밖에 앉아 커피 한잔을 시켜본다.

한국에서는 여기에 오기 위해 모든 반대를 무릅쓰고 왔는데 결국 와보니 끝은 이렇게 되었다.

커피가 나오고 짙은 회색빛이 내려앉은 잔잔한 강을 그저 바라본다.

'이제 이 강 대신 한강을 볼 수 있겠네.'

잠시 앉아 있었지만 통증이 거세어 여자는 더 이상 앉아있을 수 없었다.

커피가 반절이 남았지만 일어나서 조금씩 걸어본다.

나중에, 언젠가 다시 올 수 있을 그날을 기약하기로 한다.

조금 힘들긴 했지만 한국에 있는 친구들을 위해 기념품을 조금 구매했다.

종종 다니던 곳이라 기념품을 살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는데 이 곳에 더이상 오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아쉬워 발걸음이 잘 떨어지지 않아 오래 구경하며 눈에 하나하나 담았다.

그러곤 이내 발걸음을 돌려 집으로 돌아왔다.

집에 오자 통증이 거세어 우선 약을 먹는다.

잠시 누워서 휴식을 취한 후, 기념품을 정리한다.

그러고는 마지막 짐을 챙기고 나가기 전 집주인에게 방 상태를 검사받기 위해 약속을 잡는다.

드디어 내일, 한국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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