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팟, 중고차 차키, 핸드폰
내 주머니엔 항상 에어팟, 중고차 차 키, 아이폰 13미니 핸드폰이 있다.
자주 잃어버리는 탓에 비싼 고가 물품을 자주 사지 않는다.
유일하게 내가 잃어버리지 않은 물품이 핸드폰이다.
에어팟도 잃어버린 적은 없지만, 잃어버리거나 고장이 나야지 물건을 사는 편인데
좋은 습관이라면 습관일까?
차 키 또한 잃어버린 적이 없다가
퇴사 후 친구와 전라도 구례에 국밥을 먹으러 갔다가
산수유 막걸리를 여자 둘이서 6병을 먹고
거하게 취해버렸다.
취하면 나는 보통 술을 깨기 위해서 화장실을 자주 가는 편이다.
앉아서 마실땐 내가 취한지 모르다가
화장실가려고 일어나면 그때 술이 도는지
취기가 올라온다. 그래서 내가 취했는지 아닌지 점검할려면
화장실을 가줘야 한다.
근데 화장실에다가 차키를 두고 온지도 모르고
고대로 숙소에 가서 잠든다.
그러고 아침에 운전을하려고 보니 차키가 안 보인다.
구례 한 복판을 어떻게 다 찾아다닐까 생각하다가
화장실에 갔더니
청소하는 청소부 아저씨께서 영화의 한 장면처럼
화장실 문을 '툭' 열어주셨고
거기에 휴지케이스 위에 차키와 에어팟이 예쁘게 놓여져 있었다.
화장실 가는 마당에 차키와 에어팟은 왜 챙겼을까 싶지만
찾아서 다행이었다.
그래서 나는 또 생각한다.
자리에 일어날때 항상 외쳐야하는 게
지갑, 핸드폰, 차키.
머문 자리도 깨끗한 사람이 좋다고 하던가?
나는 머문 자리도 다시 살펴보는 습관을 장착하기로 한다.
이왕이면 가져가지 않으려고 한다.
최대한 가볍게
최대한 가진게 없을 때
자유롭다.
서른 살이 넘어서 가장 비싸게 주고 산 se워치도 잃어버렸다.
북한산을 타고 차 주차장까지 가다가
연어 덮밥을 먹고
자전거를 타고
다시 내 자차를 타고 돌아왔는데
잃어버렸다.
그 워치와 스트랩 모두 정가로 샀는데..
주운사람은 당근에 팔겠지?
나는 이제 어떤 시계를 차야 하나.
근데 꼭 시계를 차야 할까?
시계의 용도는 핸드폰이 대체시켜준다.
내년 크리스마스에 시계를 하나 나에게 선물해야겠다.
그 전까지 시계는 핸드폰으로만 보는걸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