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적 자세
우연하게 유튜브에서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해지는 법, 자존감을 높이는 법’이란 영상을 보았다. 그곳에서는 여타 자기 계발서에서 말한 것과는 사뭇 다른 정반대의 개념을 제시한 걸 알 수 있었다. 바로 ‘내가 특별하지 않은 존재이고, 아무것도 아닌 존재임을 인정하라’라는 메시지였다.
사실, 이 개념은 기독교 신앙하고 많이 닮아있다. 기독교에서는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기에 주님이 없으면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임을 말해준다. 그럼에도, 아무것도 아닌 나를 사랑해 주신 주님이 있기에 우리는 사랑받는 존재로 거듭난 것이다.
그 사실에 감격해서 우리도 이웃과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이 하나님의 바람이다. 근데, 사실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수용하기는 여간 쉬운 일이 아닐뿐더러, 억울하고 인정하기 싫은 인기 없는 말이다.
왜냐면, 자존감은 자아존중감인데, 아무것도 아닌 나를 어떻게 존중할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를 높이고만 싶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빼먹은 사실이 있다. 내가 높은 존재이고 특별하다고만 생각한다면, 과연 행동하고 도전하는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을까?
내가 말하고 행동하는 하나하나가 나의 가치를 결정한다고 하면 쉽게 살아갈 수 있을까? 결코 그러지 못할 것이다.
물론, 어느 행동, 어떤 성격에 따라서 행동의 규모와 범위는 천차만별이겠지만, 일반적으로 봤을 때, 자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오히려 그 사실이 나를 구속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에, 내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경우는 어떨까? 그 사람은 자신의 도전에 대해서, 자신의 말과행동에 대해서 자신을 높이기 위한 삶을 살지 않기 때문에 남의 시선과 나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로운 삶을 살아갈 것이다.
무엇보다도 나는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니 말이다. 이걸 발전시켜서 하나님의 관점으로 봤을 때 우리는 아무것도 아님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받는 존재로 거듭났으니, 우리는 이웃을 배려하는데 걸림돌이 없게 되는 것이다. 이걸 성경에서는, ‘나는 아무것도 아님’ ‘십자가에서 함께 날마다 죽노라’라는 표현으로 나와있다.
즉, 내가 죽는 게 이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져서 이웃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삶으로, 완전히 다른 삶으로 초대해 준다는 것이다.
“우리가 하나님 앞에 있다는 진짜 시금석은 ‘내가 나 자신에 대해서 완전히 잊고 있느냐’이다”
“정말 겸손한 사람의 인상은 내가 어떤 말을 하든지, 진지한 관심을 가지고 들어주는 쾌활하고 지적인 모습일 것이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의 겸손을 의식하지 않고, 더 나아가 자기 자신을 전혀 의식하지 않을 것이다”
이 두절을 읽고, 한 가지로 요약된 단어가 가슴에 꽂혔다.
“내 안에, 내가 없다. 내 안에는 나를 사랑하시는 예수님만이 거하신다."
크리스천의 자존감은 세상이 말하는 자존감과는 다르다. 세상에서는 '나'스스로가 '나'를 존중하고 사랑하는 정도를 자존감이라 일컫는다. 그래서, 하위축인 자기 조절감, 자기 안전감, 자기 효능감을 평가하는 주체는 '나'자신이다.
진정한 기독교인은 자신을 신뢰하지 않고, 자신이 예수님 없이는 불완전한 연약한 존재임을 받아들이기에, 나의 삶의 평가기준을 하나님께 의탁한다. 전적으로 맡겨드린다. 그분은 우리의 존재만으로 사랑해 주신 아버지 되신 주님이시기 때문이다.
사랑은 나 혼자가 아닌 '서로'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은 완전하지 못하다. 하나님과 내가 일대일로 서로 사랑할 때, 우리의 자존감은 '덤으로' 따라오는 것이다. 사람과의 사랑은 한계가 있지만, 신의 사랑은 영원하고 한계가 없다. "이 세상이 모두 폐하여질지라도 사랑은 영원히 남아있느리라"
이 영원한 하나님의 사랑이 우리에게 이미 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만 한다면, 우리는 이미 성공한 인생인 것이다. 우리가 아무것도 아닌 존재이면 어떤가. 죄인이면 어떤가. 우리 자신도 우리를 사랑할 면이 없으면 어떤가.
그럴지라도, 이 모든 세상을 만드시고, 우리를 죽기까지, 그리고 또 영원히 사랑해 주시고 그 사랑을 그 어떤 권세자와 피조물도 끊을 수 없기에 우리는 그 어떤 존재보다도 하나님 안에서 완전한 사랑을 누릴 수 있는데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