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릉 숲과 어머니의 시간

당신이 늘 그립습니다

by 강신명


어느 날 허한 눈빛을 툭 던지시던 어머니


“그때가 참 좋았지”


창밖 가로수를 세다 보니 흰 구름 걸친

아득한 산봉우리 아래 짙푸른 녹색 세상이다

축축한 향내가 솜털처럼 드리운다


잎새 사이 햇살 일렁이면

이슬 톡톡 튀어 오르고 바람 살랑이면

통나무 다리 밑 개울 졸졸 흐르니 어느새

전나무의 향연이 하늘 가득 펼쳐진다


색색의 언어로 교감하는 새들

긴 꼬리 나풀대며 도토리 하모니카 부는

다람쥐들 사이 나무초리마다 방울져

허리춤 추는 햇빛과 수풀 너머 고고함을

뽐내는 꽃들, 말간 얼굴을 자랑하는 개울까지

울창한 늘솔길엔 원초적 생명의 세레나데가

늘 목덜미를 간지럽혔다


“얘들아 조금 더 가면 어딘지 알지

만남의 숲에서 다시 만나는 거야“


아이들은 환호성에 앞다투어 뛰고

어머니 힘도 안 드신지 얼굴에 화색이 도신다


아름드리나무가 지친 마음을 안아 주어서일까

그날 밤은 언제나 솔향에 취해 꽃잠을 잤다


이제 그때를 회상하시던 어머니는 무심히 떠나셨고

그곳에서 지낸 날보다 더 많은 시간이 흘렀다


마르지 않고 불어오는 숲


나는 지금도 그 숲의 향기로 숨쉬고 있다




전화기 너머 반가워하시던 어머니의 고조된 음성이

아직도 생생하고 곁에 계실 때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은 참 빨리도 흐르네요

한 집안의 며느리로 처음 한 식구가 되었을 땐

큰 살림살이가 버겁고 낯설어서 엄격한 환경에 무척

힘들기도 했지만 같이 한 세월만큼 애달픔도 깊은 정도

나날이 쌓이고 저한테 두런두런 이야기하시는걸

무척 좋아하셨지요

어머니 종종 꿈속에서 뵙기도 하는데 편안한 모습

더 자주 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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