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그리움의 시작은 당신이었습니다

by 강신명


흐릿한 기억 속

뿌리와 같은 숨결이 있습니다


상실을 몰랐던 어린 시절

당신의 부재는 서늘한 바람뿐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래서 견딜 수 있었습니다


누군가가 얼마나 많은 아픔을 남기고

떠났는지 몰랐던 때가 있었습니다


나를 감싸고 있는 웃음과 울음이

당신에게서 나온 것임을 알았을 땐

이미 지나버린 뒤였습니다


그 후 지켜보는 이들을 위해

서늘함을 내보이지 못했습니다


나를 안고 그저 웃기만 했다던

그 눈빛을, 그 순간을

잊고 싶지 않았지만

우리의 인연은 거기까지였습니다


당신의 넉넉한 손길을 대신할

닮은 사랑을 찾아 헤매었나 봅니다


이제야 소리 내어 불러봅니다


그대는 언제나

가슴 속에 드리운 그림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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