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로스 - 보고 싶은 나의 반려견에게
어떤 말보다도 가만히 안아주는 것이
가장 큰 위로가 될 때가 있다
상실을 어루만져 주는 온기
그 빛과 같은 아이를 안아봤다
너무나 닮은 아이를 봤고 걸음을 천천히
맞추며 따라갔다
강아지와 산책하는 낯선 이에게
말을 거는 것은 어렵지만 용기를 내야만 한다
"너무 예뻐요
우리 아이랑 무척 닮았네요
저희 애는 나이가 많아 떠났어요
몇 살인가요?
"그러시군요 8살입니다"
"저 근데 제가 너무 힘들어서...
한번만 안아보면 안 될까요?
"아이가 순하니 안아보세요"
다리를 좀 저시는 할아버지는 다행히
걸음이 느렸고 선뜻 멈춰주셨다
아이는 오래전부터 내 품을 아는 듯
가만히 안겨왔다
무척이나 탄탄하고 건강한 온기를
느끼는 순간 울음이 북받쳐 올라왔다
아가야 너는 정말 많이 아팠구나
마르고 쇠잔한 몸으로 극심한
고통을 참으며 있는 힘을 다해 엄마를 위해
하루라도 더 머물다 간 것이로구나
"안아보게 해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너는 스무 살 넘게까지 건강하게 살거라"
이 아이의 시간도 앞서 흐를 텐데
마지막 순간에 이분은 또 얼마나 힘드실까
얼굴도 모르는 우리는
아이를 통해 서로를 토닥이며 헤어졌다
소용돌이치며 파고들던 그 아이의 숨결과 감촉은
아직도 차마 볼 수 없는 너의 사진과 영상을 대신해
살아 있다
화면에 아로새긴 생생한 모습을
마음껏 안아볼 수 있는 시간이 조금씩
다가오는 중일까
멀어져 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날 이후
너와 나는 또 다른 방식으로
서로의 안부를 주고 받을 수 있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