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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시대 갑과 을의 매뉴얼
by
이웅진
Oct 25. 2024
Tour.com
&
Couple.net
즐기면서 나스닥으로 가는 길
1215일
차 2024년 10월 24일
IT시대 갑과 을의 매뉴얼
기성세대는 걸친 세대다.
아날로그와 오프라인 세상에서 자라나 디지털과 온라인의 21세기를 살고 있다.
성장기에는 없던 새로운 세상이니 낯설다.
여전히, 아니 영원히 적응하려 애쓰다 갈 수도 있다.
조직을 통솔하고 정책을 결정해야 하는 CEO에게는 더더욱 어려운 세상이다.
문제가 생기면, 막히면 전화로 풀고 뚫던 시절이 있었다.
상당 부분
을 말로써 해결 가능했다.
사람 대 사람, 인적 소통이 가능한 감성의 시대였다.
이제 그런 사회는 없다.
비대면 매뉴얼에 따라야 한다.
차갑고 건조하다.
정이 개입할 틈이 없다.
SNS, 포털이
하라는 대로 해야 한다.
그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이런 마인드로는 평생 아웃사이더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불평불만, 짜증도 소용없다.
그럴 시간에 키보드나 버튼 하나 더 누르는 게 낫다.
페이팔이라는 글로벌 결제시스템을 10년 간 잘 썼다.
그러다 2년 전 데이팅서비스의 불확실성을 이유로 계정을 일방 차단 당했다.
관련업무 담당자들에게 진이 빠지도록 전화했지만 요지부동, 꿈쩍도 안 한다.
왜 이럴까, 그들이 아닌 우리를 다시 돌아보니 원인이 드러난다.
계정 몇 개를 사용했는데, 최초로 문제가 된 계정부터 해결해야 했다.
우리는 억울하지만 그들은 자기네 매뉴얼대로 했을 뿐이다.
글로벌 메신저인 라인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갑자기 글과 사진 업데이트가 먹통이 됐다.
이런 큰 기업에서 어찌 이런 일이, 실망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그들의 답변메일을
받고서야 비로소 상황을 이해했다.
이용정책 위반이란다.
내가 무엇을 위반했는지 자문했지만 딱히 떠오르는 잘못은 없다.
그럼에도 그들이 옳다.
역지사지, 입장 바꿔 생각하니 더 그렇다.
우리도 고객들에게 서비스 매뉴얼 준수를
신신당부하고 있잖은가.
매뉴얼을 지키지 않으면, 예외를 허용하면 서비스를 유지할 수 없다.
회사규모와 무관하게
저마다 고수해야 할 원칙으로 매뉴얼을 대해야 한다.
20세기말
인터넷 초기에는 주먹구구가 통했다.
좋은
게 좋은 거였다.
회원가입에도 좋게 말해 융통성, 실제로는 편법이 허용됐다.
정신이 퍼뜩 든다.
아! 그때
그 시절이 벌써 사반세기 전이 됐구나.
물(物)로는 첨단의 첨단을 달린다고 자부하면서 심(心)은 아직 옛날의 포근함으로 기울고 있구나.
IT가 짜는 프레임이 점점 정밀하고 공고해지는 시대, 흐름에서 이탈할 것이 아니라면 매뉴얼을 절대선으로 받들어야겠다고 거듭 다짐한다.
오늘, 참 신기한 일본을 겪었다.
봉투에 넣은 현금으로 월급을 받고, 팩스로 업무를 처리한다는 일본.
현지 지점 홍서연 매니저가 도장을 요구한다.
서명이 아니라 인장이다.
온라인으로 주문하려는데 여의치 않다.
도장가게를 찾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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