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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한수남
Nov 09. 2024
쓴 잔 / 한수남
희석되지 않는 슬픔이 당도한 날
내가 나를 인정하고 싶지 않은 날
먹먹한 가슴은 풀어지지 않고
지푸라기도 무엇도
차라리 다 팽개치고 싶은 날
내가 나를 온전히 잊고 싶은 날
살아있는 나의 입술아,
지금의 쓴 맛을 기억하라
쓰고 쓴 맛이 다하면
바야흐로 단 맛이 시작된다 하였으니 *
인생의 어느 저녁
달콤한 술 한 잔을 마주하게 될지라도
그 한 잔은
무수한 쓴 맛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임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
*
苦盡甘來에서 차용함.
술잔 (무료 이미지)
keyword
슬픔
저녁
인생
Brunch Book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4
01
쓴 잔 / 한수남
02
돼지 머리 / 한수남
03
배추 치마 / 한수남
04
새들은 새들끼리 / 한수남
05
늦가을 나무작가 / 한수남
날마다 찾아가는 수수한 시 4
한수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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