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잠 없는 팔순 노파 아파트 門 열고 나섰다가
놀이터에 매달린 그네란 놈, 생전 처음 앉아 본다.
나무판이 비좁아서 늙은 호박 같은 궁둥이 겨우 걸치고
녹슨 쇠줄 꼭 붙들고
무릎 구부리며 힘껏 반동 한 번 넣어 보지만,
요것도 쉽진 않네,
뒤로 끝까지 물렀다가 반동 한 번 더 주고, 어여차
삭정이 같은 살갗 속에서 녹슬어 가는 관절
뼛속은 텅 텅 비는데
왜 몸뗑이는 갈수록 천근 만근 인지
어여차, 무거운 몸 밀어 올리고,
어여차, 쓸데없는 잔걱정도 밀어 올린다.
한 마리 나비처럼 날아가야 할 그 날
정성껏 연습하는 마음으로 훨, 다시 한 번 훨,
누가 볼세라
서운한 듯 엉덩짝 떼어내고 오다가
돌아서 빈 그네를 물끄러미 보고 섰는
팔순 노모의 겨울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