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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수남 Dec 08. 2024

아귀 / 한수남


아귀라는 생선을 자세히 본 적이 있나요?

‘아귀아귀 뜯어먹는다’의 그 아귀가

맞습니다. 맞구요,

두툼한 입술 귀 끝까지 걸려 예전 어부들은

잡자마자 바로 버렸다는 천하에 박색     


재수 없다 물 텀벙 물 텀벙 버려지면

조기오징어새우 씹지도 않고 삼키는 무식한 놈들

그놈들을 죽 매달아 놓은 ‘아귀덕장’을 보신 적이 있나요?     


이빨에 찔리지 않게 입술은 가위로 잘라내고

볼록한 뱃속은 툭 잡아 터서 핏물 한 점 남기지 말고

말갛게 헹궈 널어

동짓달 바닷바람에 꼬들꼬들하니 말린 그 아귀를   

  

사람들은 탕으로도 먹고 찜으로도 먹지요

토막토막 끊어 탕으로 우려도 먹고, 찜을 해서

맵게도 먹고, 못생겨도 맛은 그만     


꾸역꾸역 먹기고 시원스레 배설은 못해

만성 소화불량에 부대끼는 병증에 효과가 있다 하니

단골 생선가게 아저씨 가로되(曰),     


아귀 한 마리 들여가세요~

탕으로도 드시고 찜으로도 드세요~~


아귀 (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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