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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마를 짚어주던 그 서늘한 손은 / 한수남

by 한수남 Feb 01. 2025


누구의 손이었을까

아주 많이 아팠던 그날 

바닥으로 몸이 점점 가라앉아서

아, 내가 바닥이 되는구나

더 이상 사람이 아니구나 느껴졌던 그날

내 이마에 닿던 그 서늘하고 진지한 손길은     


눈을 뜨자 사라지고 없었지 

다시 눈을 감았더니 저만치 발치에 앉아있었지

나는 꼼짝할 수 없었지

그 사람은 아주 슬퍼 보였고

그 슬픔의 힘으로 나를 지키고 있었지     


그래 분명 그 때

스무 살과 서른 살의 중간쯤 

몸보다 마음이 더 문제였지, 꼼짝할 수 없었던 마음

내가 어쩌지도 못하는 무거운 돌덩어리 내 마음


그 손의 서늘한 온기가 부드럽게 비집고 들어와

서서히 내 몸을 덥히고 가득 채웠지

무언가 알 수 없는 서러움 꽉 꽉 들어차서 

그 슬픔의 힘으로 나는 일어섰지    

 

그때, 누구의 손이었을까

왜 지금 그 손이 다시 생각나는 걸까  



병간호(무료 이미지)병간호(무료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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