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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손이었을까
아주 많이 아팠던 그날
바닥으로 몸이 점점 가라앉아서
아, 내가 바닥이 되는구나
더 이상 사람이 아니구나 느껴졌던 그날
내 이마에 닿던 그 서늘하고 진지한 손길은
눈을 뜨자 사라지고 없었지
다시 눈을 감았더니 저만치 발치에 앉아있었지
나는 꼼짝할 수 없었지
그 사람은 아주 슬퍼 보였고
그 슬픔의 힘으로 나를 지키고 있었지
그래 분명 그 때
스무 살과 서른 살의 중간쯤
몸보다 마음이 더 문제였지, 꼼짝할 수 없었던 마음
내가 어쩌지도 못하는 무거운 돌덩어리 내 마음
그 손의 서늘한 온기가 부드럽게 비집고 들어와
서서히 내 몸을 덥히고 가득 채웠지
무언가 알 수 없는 서러움 꽉 꽉 들어차서
그 슬픔의 힘으로 나는 일어섰지
그때, 누구의 손이었을까
왜 지금 그 손이 다시 생각나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