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재성 Sep 05. 2024

해맞이

해맞이     


노곤한 잠기운을 못이기는

지난 새벽

어스름 주황빛 발길에 차여

주섬주섬 일어나 사라져간다.     


물 먹은 몸을 부르르 떠는 풀잎이

천천히 몸을 일으키고

간밤에 다녀온다던 

여름바람은 여즉 소식이 없다.    

 

하늘에서 내린 맑은 물

한껏 담아낸 웅덩이엔

다시 만난 물방울끼리 반갑다며 엉기고

습기에 흐릿해진 하늘에

길게 팔을 뻗어 닦아내자

닦아낸 길 따라 색동 자국 피어난다.     


이제 고개를 드는 해바라기

주황빛 발걸음으로 

새벽 몰아내며 오는

너를 향해 두 팔 벌린다. 

이전 05화 가을 낚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