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참 걷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봄도 나쁘지 않지만, 단순히 산책이나 도보 이동으로만 따지자면 감히 가을이 압도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름과 겨울을 말할 필요도 없죠. 당연히 지나칠 정도로 별로입니다.
가을은 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입니다.
걷다 보면 몸에서 열이 살짝 올라오는데, 봄엔 살짝 더워져서 아우터를 벗게 됩니다.
그러면 또 하나 들고 다녀야 할 짐이 늘어나는 거죠.
그렇지만 가을엔 적당히 시원한 바람이 열을 조금 내려줍니다.
덕분에 우리는 패션과 편안함을 동시에 잡을 수 있죠.
그리고 왜인지 모르게 안정감이 생깁니다.
저만 그렇게 느낄지는 모르겠지만, 가을에 산책을 할 때 유독 안정감을 더 느끼는 것 같습니다.
봄은 주변에 연인들이 많아 살짝 외롭고, 여름은 더워서 운동을 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겨울은 너무 추워서 숨쉬기조차도 쉽지 않고, 심지어는 외롭기까지 합니다.
그렇지만 가을은 원래부터 그랬던 듯이
오히려 혼자일 때 더 편안한 느낌을 줍니다.
불어오는 바람은 나를 묶어두는 것들을 흘려보내는 것만 같고
바닥에 쌓여가는 색색의 낙엽들은 내가 지나온 시간들을 쌓아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우리는 항상 어디론가 나아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나아감'이라는 단어의 이미지는 '걸어감'이라는 단어의 이미지와 흡사합니다.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계속해서 어디론가 이동하려는 기본의식이 탑재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가장 빠르게 습득시키려고 하는 것 중에 하나도 '걷기'입니다.
생존에 필요한 건 '말하기'보다도 '걷기'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일까요.
우리는 태어나면서부터 점점 커가면서 스스로 걷고, 나아가는 방법을 배웁니다.
물론 항상 혼자일 필요는 없지만, 주변에 누군가가 없을 때도 우리는 스스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배웁니다.
힘들고 지쳐도 멈춰있으면 발전이 없다고 하면서요.
저 또한 마찬가지였지만, 최근에 들어서는 여유를 찾으려 노력하는 것 같습니다. 내 페이스에 맞게, 꼭 나아가기만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면서요.
여유로운 지금의 가을처럼 나 자신또한 조금은 여유로운 시선으로 바라봐주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