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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TONE Sep 25. 2024

05. 장점은 확대, 단점은 모르쇠

이번 주제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을만한 주제를 잡아봤다. 사랑에 빠졌을 때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들이기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은, 아니 사랑을 시작하는 그 타이밍마다 느끼는 증상들일 거다. 그게 바로 이번 회차의 주제인 상대방의 장점은 확대해서 더 크게 보이고, 반대로 단점은 모른 척 '이 정도면 귀여운 정도지, 암 그렇고 말고.' 하며 넘겨버리는 모습들이 아닐까 싶다. 


나를 포함한 여태 내가 보아온 주변에 수많은 사람들은 본인이 사랑에 빠진 상대에게 한없이 관대해진다. 정말 상대가 말도 안 되는 범죄를 저지르거나 어장을 치지 않는 이상, 미련곰탱이라는 소리를 들을지언정 주변에서 벗어나지를 못하는 모습을 많이 보인다. 아니 사실 어장은 구분하기도 쉽지 않아서 내가 좋고 상대방도 내 장단에 조금만 맞춰준다면 그대로 착각해서 어장 안에서 열심히 헤엄치는 물고기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놀랍게도 저거 내 얘기다. 매 회차마다 내 얘기를 적어놓는 것 같다. 이쯤 되면 정말 이 글을 쓰는 작가 놈은 어떤 인생을 살아온 걸까, 심각하게 걱정되기도 하겠지만 나는 매번 마음이 시키는 대로 갔던 것 같다. 어차피 궁금한 건 어떻게든 시도를 해 봐야 직성이 풀리는 내가 아무 시도도 안 해보고 마무리하기란 하늘의 별 따기와도 같은 것을 누구보다 나 스스로 잘 알았기에 더 그랬던 것 같다.


근데 정말 어쩔 수 없는 얘긴 거 같다. 부모자식 간의 사랑을 예로 들어보자, 부모는 아기가 태어나고 나서 바라만 봐도 좋고 웃음이 막 나는 시기를 보낸다. 만지면 닳을까, 건드리면 깨질까 온갖 걱정을 다 하면서도 아기를 위해 조심히, 그리고 섬세하게 아이를 대한다. 만약 부모가 아기를 사랑하지 않는다면 이런 행동들이 나올 수 있을까? 나는 전혀 그럴 수 없다고 본다.


그리고 아기는 기저귀에 수시로 배변을 가리지 못하든, 뭐 하나 잘못 건드려서 물건이 깨지거나 망가져도 부모가 아기를 사랑하는 마음이 크다면 아이를 먼저 걱정하고 오히려 칭찬을 할 것이다. '아이고 우리 아기 잘 먹고 건강하게 크고 있네~'라는 말들과 함께. 예시가 신생아를 기준으로 생각해서 조금 이해에 쉽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짝사랑이나 연인 간의 사랑도 다를 거 없다고 생각한다.


누누이 적어왔지만 짝사랑도, 연인 간의 사랑도 결국 사람이 갖는 긍정적인 마음이기 때문에 그 사람의 좋은 점만 찾으려고 노력한다. 이건 정말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무리 칭찬에 인색한 사람이라도 '예쁘다..'와 같이 무의식 중에 한 마디씩 툭 뱉을 수 있게 만드는 기적 같은 감정이 사랑인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장점이 없어 보이는 사람에게서도 어떻게든 장점을 만들고 뽑아내는 것이 사랑이니까.


장점을 신나게 찾다가 더 이상 눈에 장점이 잘 안 들어오는 시기가 생기기 시작한다. 그러면 이때부터 사랑은 뇌를 속이기 시작한다. 상대방의 단점을 어떻게든 기분 나쁘지 않게 장점으로 바꾸는 것이다. 보통 이건 연인 간의 사랑일 때는 함정카드식의 질문이 많은 게, '나 요즘 살찐 것 같아.'라고 말하는 여자친구에게 '아닌 거 같은데, 여전히 예쁜 거 봐봐.'라고 잘 대처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와 센스를 갖췄다면 그건 아주 사랑에 푹 빠졌다는 증거다.


나도 실제로 상대방의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주려 엄청나게 노력하는 사람이다. 키가 너무 작아서 속상하다는 사람에겐 그만큼 더 귀여워졌다는 말과, 본인의 외모가 너무 부족하다는 사람에겐 이목구비 하나하나 조목조목 따져가며 아니라고 반박할 수 있는 능력은 내가 그래도 사람들과 잘 지내는 데에 한몫하지 않았나 싶다.


그래서 나는 글을 읽는 사람들도 누구나 아는 장점 찾기보단, 우리만 아는 단점을 장점으로 바꿔서 자존감을 올려주면 어떨까 한다. 사람들은 많이 칭찬받은 부분에는 익숙해져서 자연스럽게 받지만, 부족하다고 생각한 곳에서 칭찬을 받는 순간만큼 기뻐하는 순간이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이 글을 읽은 후부터는 사랑에 칭찬을 더하려 노력해 보면 어떨까. 외면이든 내면이든, 생각보다 장점이 단점으로 가려져있는 경우가 많으니까 말이다. 본인의 장점도 모른 채 사는 건 너무 억울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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