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TONE Aug 28. 2024

01. 사랑의 시작, 짝사랑이란

 닿을 수 없는 별 같은 것, 넌 한없이 빛나고 멀리 있지만 소용없는 것을 앎에도 놓지 못하고 손을 뻗게 되는 그런 것. 난 그저 울타리 안의 양처럼 널 바라만 보겠지. 아니, 바라봐야만 하겠지. 넌 자유로움이 가장 잘 어울리는 사람이니까. 넌 자유로울 때 가장 아름다운 사람이니까. 나라는 울타리 안으로 너를 끌고 들어올 자신이 없어서 오늘도 바라보고만 있는 나지만, 한없이 작아지는 나이지만 그럼에도 너를 볼 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웃음 짓게 되는 게 짝사랑이 아닐까.


짝사랑은 사랑이라는 감정을 혼자 품고 있는 단계라는 생각을 한다. 나는 모태솔로인 만큼 여태껏 수많은 짝사랑을 해와서 확신할 수 있다. 사랑을 혼자 하면 짝사랑, 상대방과 공유할 수 있다면 연애라는 것을 말이다. 그럼에도 결국 사랑의 일부이기 때문에 똑같이 아파하고 똑같이 행복해 할 수 있다는 점이 너무 신기하기도 하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점점 커져만 가는 나의 마음을 상대방은 모르기 때문에, 함부로 드러냈다가는 상대방에게 큰 상처를 줄 수도 있는 점에서 정말 양날의 검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가끔은.. 아니 사실 조금 많이 생각한다. 내가 짝사랑하는 사람이 생긴다면 상대방도 나에 대해 호감이 생겼으면 좋겠다, 하고 말이다. 그러면 그동안 묵히고 묵히다 버려진 마음들이 덜 아팠을 텐데.


나는 짝사랑을 꽤 길게 하는 편이다. 아무리 짧아도 3개월 이상은 짝사랑하는 것 같다. 어릴 적엔 1년도 좋아해 보고 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짝사랑의 기한을 최대 6개월로 잡기 시작했다. 이유는 딱 하나였다. 짝사랑의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나는 상대방을 좋아한다는 느낌보다는 '상대방을 좋아해서 챙겨주고 있는 나'라는 하나의 모습에 빠졌다는 느낌을 확 받았을 때가 있었다. 그때가 중학교 3학년 시절이었으니까 벌써 시간이 꽤 흘렀다.


아직도 그때의 그 친구가 생각이 나고는 한다. 지금에서야 무슨 이유인지 연락도 잘 안되고 그렇지만, 이 또한 나의 능력 외의 일이라고 생각하기로 했다. 사람 마음은 돌리려 아무리 노력해도 돌려놓는 게 불가능하니까. 각설하고, 그 친구는 내가 좋아했었던 친구 중에 가장 적극적으로 친구를 맺었던 친구다. 쉬는 시간이 되면 거의 끝 반에 가까웠지만 그 친구를 보러 반에 찾아갔을 정도로 말이다. 나도 그렇고 그 친구도 그렇고 친구가 많이 없었기에 서로 챙겨주고 서로 찾아가며 같이 놀았었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시간을 보내던 중 문득 자각이 됐다. 여름에 수학여행에서 있었던 일인데, 그 친구의 스타일링이 학교에서 보던 교복과는 정반대였기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갔고 그때부터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정해져 간 것 같다. 성격적인 면보다는 나에게 '이상형'이라는 개념을 심어준 친구라서 너무 기억에 남는다. 그렇게 시작된 짝사랑은 생각보다 많이 힘들었다. 물론 짝사랑을 그전에도 꽤 많이 해본 나지만, 무언가를 계속 챙겨주고 싶고, 같이 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건 너무나도 힘든 일이었다. 그 당시의 나는 운동선수였기 때문에 만날 시간도 없었는데 소심하기까지 해서 마음표현은 꿈도 못 꾸던 일이었다. 이렇게 될 줄 알았으면 진작에 말이라도 꺼내볼걸 그랬다.


지금은 각자의 위치에서 정말 열심히 살고 있다. 나는 나대로, 그 친구는 그 친구대로. 떠나간 인연에 대해 미련을 정말 많이 가지고 살아가는 성격이라 여전히 힘들다. 그렇지만 언젠가는 이 또한 추억으로 웃으며 기억할 수 있다고 굳게 믿고 있다.


짝사랑은 정말 힘든 것 같다. 상대방에게 표현하지 못한 마음들은 다시 날카롭게 제련되어 내 품에 서서히 밀려들어온다. 마음이 커지면 커질수록 계속해서 날이 선 감정들이 내 안으로 밀려들어온다. 하지만 가만히 있으면 그런 감정들만 더 커질 뿐이다. 조금씩이라도 표현을 하면서 마음을 건강하게 표현하는 방법을 알았으면 좋겠다. 사람마다 방법이 다 다르기에 정답이 뭐라고 얘기해 줄 수는 없지만 말이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