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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yeon Oct 09. 2024

중학교 입학! 바바리맨을 제거하다

드디어 중학생이 된다. 이제 다시 시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제 중학교에 간다고 한다.

어느 학교를 갈까 두근거린다.

우리 때만 해도 중학교를 일명 "뺑뺑이"라고 해서 무작위로 선발해서 중학교로 보냈다.

그만큼 아이들 수도 많았고 학교도 모자라서 정원을 채우기 역부족이었다.


내가 중학교를 갈 때쯤 새로운 중학교가 하나 만들어졌다.

거기로 가면 난 제1회 입학생이자, 그 학교의 1회 졸업자가 되는 거다.

언니에게 말했다,

"언니, 나 언니네 학교로 갈 거다?"라고 말이다.

언니가 사색이 되어서 말한다.

"아니, 너 절대 오지 마"라고 말이다.

"뭐 어쩔 수 없이 가야 한다고 하면 어쩔 수 없지 않아?"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그리고 어느덧 중학교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나 이제 000이랑 같은 학교 안 다녀도 돼" 그것만으로도 난 괜찮을 거 같았다.

나를 따돌렸던 아이 지독히도 나를 미워했던 그 아이와 같은 학교만 안 가면 된다.

언니학교에 가고 싶지만 운이 안 돼서 처음 설립된 학교에 가게 되더라도 나름대로 1회 졸업이라는 타이틀이 있을 거니, 나름대로 1 자라는 삶과는 멀게 살아본 터라, 그 나름 괜찮을 것이라고 생각도 해봤다.


중학교 발표.

난 신설된 학교에 가게 되었다. 전교에서 30명 정도만 그 학교로 보내진다고 한다.

그중에서 내가 포함되어 있다.

명단을 보니, 우리 국민학교에서는 딱 10명이 간다.

그중에 내가 아는 사람이 있다. 그 여자아이 말이다. 같은 중학교를 가게 된 거다.

하늘이 무너져 내린다. 이런 악연이 있나 싶다.

하....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가야 한다면 가야지..

이때 의외의 문제가 하나 나에게는 있었다. 

이 중학교는 두발단속이 있었다. 머리는 귀밑 3센티를 넘어서는 안 되는 똑 단발도 모자란 멍청이 단발머리다.

머리를 단 한 번도 잘라본 적이 없었던 어린 시절이었다.

아빠가 항상 머리를 빗겨주고 땋아주고 묶어 줬다. 

아빠한테 졸랐다. "아빠 나 머리 자르기 싫어서 학교 안 갈래"라고 말이다.

엄청 울었다. 머리카락을 잘라야 한다는 게 너무 싫었다.

"아빠가 학교에 가서 선생님한테 말해볼게" 이렇게 아빠가 말했다. 빈말이 아니었다. 진짜로 아빠는 나를 데리고 학교 교무실을 찾아갔다. "우리 딸은 머리를 길러와서 자른 적이 한 번도 없는데 머리카락을 기르게 해 주시면 안 될까요? 학교 다니는 것과  머리카락을 자르는 것은 별개의 문제 아닙니까"라고  말이다.

이때 아빠가 꽤나 멋져 보였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안된다고 했다. 단칼에 거절당했고, 학교 규칙에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아빠는 나를 포기시키는데 한참 걸렸다. 그렇게 학교 입학 전 머리카락 때문에 한바탕 소란이 일어났고, 또 다른 나의 걱정인 그 여자아이도 스트레스로 다가왔다.

"아빠. 나 000랑 한 학교에 가게 됐어. 너무 힘들어"라고 아빠에게 털어놨고 아빠는 "같은 학교라도 같은 반은 아닐 거야"라고 말을 해주었다. 그 말에 조금 안심이 되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학교에 가서 조회를 하고 반 배정을 받는다. 입학식 때 반을 알게 된다.

하필이면 그  여자아이와 같은 반이다.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또 시작되겠구나... 하는 맘이 너무 커서 중학교를 다니고 싶다는 생각을 버려버렸다. "엄마 아빠 나 학교 안 다닐래"라고 떼를썻다. 하지만 씨알도 안 먹힐 소리... 그건 용납이 안 되는 소리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학교를 가야 했고 그렇게 첫 입학식 이후 학교를 등교하는 날, 버스에서 그 여자아이를 만났다.


어색함이 맴돈다. 그 여자아이 근처에는 국민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여자아이들이 다른 학교의 교복을 입고 그 여자아이와 소곤대며 버스가 올 때까지 기다리고 있었다.

"그러거나 말거나" "아 짜증 나" 온갖 맘의 소리가 들린다. 내속에서 나는 내 맘의 소리이다.

그렇게 버스를 기다렸다가 버스를 탔다. 가는 방향이 다른 아이들과는 달랐기에 버스에는 그 여자아이와 나만 같이 탔다. 가는 내내 말을 한마디도 안 했다.


학교는 제법 오르막길에 있다.

등산을 하는 느낌으로 학교를 올라가야 한다. 젠장할.,... 학교를 왜 이렇게 높은 곳에다가 지어 놓은 거야,

정말 최악이다.

학교를 씩씩 거리면서 올라가고 있었다. 교복이라는 걸 처음 입어봐서 그런지 불편하기 그지없다.

교복도 안 이쁘고 나름대로 이것저것 맘에 안 든다.

그렇게 씩씩대면서 혼자 가고 있는데, 저기 위에 언덕 아래로 어떤 남자 어른이 바바리코트를 입고 자전거를 타고 내려오는 모습이 보인다.

위에서는 학교 입구에서부터 "꺅꺅" 소리를 질러대는 여자아이들의 고함소리가 쩌렁쩌렁 울린다.


우리 때만 해도 지금으로 초등교육이라 해서 성교육등을 미리 시키거나 성범죄 에방 이런 교육을 의무화하거나 해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것에 대해서는 전혀 알지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그렇게 중학교를 가게 된 상황이다. 저게 무슨 상황인지 그래서 인지하지는 못했다.


아이들이 소리를 질러대니 더 익살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과감하게 옷을 나풀거리면서 바바리코트를 열었다 잠겄다를 반복하면서 "꺅꺅"대는 소리에 신이 나서 춤도 춘다.

궁금했다."저건 뭐야?"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뒤 따라오는 그 여자가 이는 뭔가 아는 눈치다. 갑자기 친한 척을 한다. 짜증 났다. 

"얘는 또 왜 이래?"라고 속으로 생각하고 무심히 "어 안녕"이라는 외마디 인사와 함께 어깨에 가방을 꼭 쥐고 목적지를 향해 걸어 올라갔다. 학교에 가는 게 목적이었지만 학교입구에 저 아저씨를 한 번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들 무서워서 안 가는데, 뭐가 무서운 건지 궁금했다.

드디어 그 아저씨가 있는 곳에 도착했다.

아저씨와 눈이 마주쳤다. 학교입구는 웅성웅성했다. 선생님이 보이지 않는 것 같다. 

아저씨 앞에 성큼성큼 다가갔다.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소리를 질러대고 있다.

어느덧 아저씨와 거리가 가까워졌다.

물었다. "아저씨 누구세요?"라고 말이다.

아이들은 내가 미친 아이인 것 마냥 쳐다보고 있다. "어떻게 해. 선생님 데리고 올게"기타 등등

많은 소리가 내 뒤를 스쳐 지나간다. 개의치 않는다.

난 이 사람의 정체가 궁금했다. 맨날 엄마가 비디오테이프로 "후레쉬맨" 같은 영웅 액션물을 많이 보여줬다.


그래서 그 아저씨를 악당이라고 생각했던 모양이다.

"아저씨 누구시냐고요. 여기 사세요?"

"우와 좋은 자전거 타시네요?"

"왜 옷은 안 입고 밖에 옷만 입으셨어요?"

"왜 옷을 열었다가 덮었다가 하세요?" " 방구라도 뀌셨어요?" 

황당한 말들이다

그 아저씨가 갑자기 뒷걸음을 친다.얼굴도 빨개 진것이 보인다.

"저 밑에서 보니까 아저씨가 엄청 기분 좋아 보이던데, 하던 거 한 번만 보여주세요"라고 당당히 말헀다.

엄청 당황한 기색인모양이다. 자전거를 타고 도망가려고 한다.

자전거 손잡이를 꽉 움쳐졌다.

"어디 가세요!""한 번만 더 해보시라니까요?"라고 말했다.

아저씨가 첨으로 말했다.

"아니 나 여기 잠깐 들른 거야. 학생 나 가야 되니까 그만 좀 비켜줄래?"라고 말이다.

"아저씨 악당이죠?" "왜 이러고 있어요?" "저도 보여달라고요"라고 또 소리 질렀다.

그냥 이때 나는 왜 나한테는 안 보여주는지가 궁금했던 것뿐 영웅놀이도 뭐도 아니었다.


아이들이 뒤에서 웅성거린다. 아저씨는 도망가려는 행동을 계속 보인다.

이때 내가 그 여자아이한테 아는 척을 했다. 야 000! 이 아저씨 못 가게 자전거 손잡이 너도 하나 잡아!라고 말이다. 아는 척을 내가 먼저 한건 아니니 그 여자아이가 도와줄 거라고 생각했었던 모양이다.

이게 웬일인가.  그 여자아이가 순순히 내 말을 들었다.

그렇게 아저씨를 여러 여자아이들이 둘랐다. "꼼짝 마라"가 되어버린 상황이다.

"아저씨, 왜 우리 학교 와서 애들괴롭혀요? 여기 생긴 지도 얼마 안돼서 우리가 이제 막 중1인데, 학교에 아는 사람 있어요?" 그렇게 말하자 아이들이 하나둘 말을 하기 시작했다.


"이 아저씨 바바리 맨이야" " 이 아저씨 나쁜 행동 하고 있었어"

그 자리에서 아이들에게 물었다.

"미안한데 바바리 맨이 뭐야?"라고 말이다.

아이 중에 한 명이 말헀다. 

" 옷 다 벗고 바바리코트만 걸치고 알몸으로 나쁜 행동 하면서 어떤 변태 같은 그런 거래" 

무슨 말인지 모르겠지만 이 아이들도 정확히 아는 것은 없지만 아마도 인근에 살아서 소문을 들은 거 같고 부모님들이 설명하기 힘드니 저렇게라도 설명을 해주신 모양이다.

"그래? " 아저씨에게 다시 물었다.

"아저씨 안 추우세요?"" 아저씨 나쁜 거. 변태라고 하는데, 저는 변태가 뭔지 몰라도 오늘 알았으니 아저씨는 경찰서로 가야 되겠어요" "나쁜 사람은 경찰서를 가야 하거든요"라고 말했다.


그때 때마침 학교에서 체육선생님이 나오셨다. 남자 선생님이셨다.

너네들 지금 여기서 뭐 하니? 학교 들어가야지~라고 아이들을 하나둘씩 들여보내주신다.

나는 선생님이 오기 전까지 저 아저씨를 붙잡고 있어야 한다.

그래서 말했다." 아저씨 선생님 오기 전까지 도망갈 생각마요"라고 말이다.

선생님이 후다닥 와서 아저씨 멱살을 잡았다. 

나오시기 전에 경찰에 신고대도 하신 모양이다.

그렇게 그 변태 아저씨는 경찰서로 갔고, 체육선생님이 나를 보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주셨다.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니 선생님이 "아이고 이 쪼그만 게 어디서 이런 용기가 났을까?"

"내가 고맙다~"라고 상냥하게 웃어주셨다.


왠지 모를 성취감과 기분이 좋았다.

학교오기 전까지는 정말 오기 싫었는데, 첫 등교가 나름대로는 흥미 있고 즐거웠고, 칭찬까지 받았다.

덕분에 중학교 학교 생활의 첫 단추는 잘 끼워진 듯하다.

교실에 가니 다들 나에게 몰려든다. 너 아까 그 아이지? 네가 아까 그 변태한테 소리친 사람이야?

"야 너 너무 멋지다" "우리 친하게 지내자" 등등 많은 이야기들을 해주었다. 친구가 생긴 거다.

그 여자아이도 나에게 사과를 했다. "미안해. 우리 친하게 지내자" 솔직히 거절하고 싶었다.

그런데 거절하면 복수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 친하게 지내자"라고 답을 똑같이 해주었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 과수다를 떨었다. 

그렇게 내 중학교 시절은 변태 바바리맨으로 인해서 나름대로 학교에서 얼굴이 알려지면서 친구들과 친하게 지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체육시간도 매우 즐거웠다.

첫 등교를 마치고 집에 가서 엄마 아빠에게 말헀다.

오늘 있었던 일을 말이다.

엄마 아빠는 사색이 되어서는 "앞으로는 그런 일 있으면 절대 나서지 마"라고 말을 하신다.

"왜? 그런 건 나쁜 거잖아. 내가 말 안 하면 누가 말해?"라고 말하니 엄마 아빠는 "선생님한테 말해"라고 말했다. "그러다가 도망가면 어떻게 해?"라고 또 물으니 "그건 어른들이 알아서 할 거야. 위험하니까 그러는 거야"라고 말을 하고는 그 이후 내 대답을 듣지 않으셨다.

또 내가 시시비비를 따질 거 같아서 그러신 듯하다. 

아무튼 난 엄마 아빠 말을 무시했다. 이때만큼은 말이다.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위험한 행동이었던 건 사실이었을 거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이다.


이 기회를 계기로 해서 중학교 학교 생활은 원만하게 1학년을 시작했다.

달리기를 좋아했고 운동을 좋아했다. 체육시간에는 무조건 시범을 보여주는 아이는 내가 되었다.

선생님이 시범을 보여주고 따라 해보기 전에 00 이가 나와서 한번 해봐.라고 채육 선생님이 나에게 기회를 많이 주셨다. 

달리기는 매일 1등이었고, 따로 선생님이 불러서 너 달리기 선수해볼 생각 없니?라고 물어본 적도 있다. 

그때는 그럴 맘이 없었다. 

달리기는 학교에서 하고, 엄마 아빠한테 혼날 때 도망가기 위한 수단이다

달리기가 너무 빨라서 엄마 아빠가 따라오다 지쳐서 혼내다가 엄마의 신발스매싱을 등짝으로 맞은 적도 있다.


지금생각하면 매우 웃긴 일이지만, 그때 선생님은 내 특기를 살려주시려도 했던 것 같다

체육은 매우 즐거운 교육이다. 하지만 달리기를 할 생각은 없었다. 

내가 다닌 학교는 여중이다. 남녀공학이 아니라 여학생들만 모여있는 곳이었다.


1학년때 밸런타인 데이나 화이트 데이 때 초콜릿이나 사탕을 여자아이들에게 많이 받았다.

솔직히 그래서 지금까지 누구에게 밸런타인데이나 화이트 데이 때 누가 누구에게 초콜릿을 줘야 하는지 받아야 하는지 관심이 없다. 중학교 내내 그리고 고등학교 때도 여학생들에게 많이 받았다.

주니깐 받아서 먹었고 안 먹는 건 집에 가져가서 언니를 주거나 동생을 줬다. 친구에게 나눠 주기도 했다.

그렇게 나는 중학교 1학년이 되었고, 점점 학교생활에 익숙해지고 있었다.


솔직히 어른이 된 지금도 발렌타인 데이때 여자가 남자한테 주는게 맞아? 남자가 여자한테 주는게 맞아?를 묻기도 한다. 전혀 그런것에 관심이 없다. 참 로맨틱 하지 않은 여성으로 성장한거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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