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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

by 심심한 소녀



내가 이렇게 된 건,

다 네 잘못이다.


네가 바람이 되어버린 것도

몰랐던 내 탓이다.



네가 있어,

열린 창문 틈새로 벚꽃 잎이 새어 들어온 것이고


천 걸음 넓게 멀어져 있던 싱그러운 꽃내음을 싣고 온 것이고


윤슬을 닮은 부서진 햇살이 내 눈 위로 쏟아지게 나무를 흔들어놓은 것이다.



그러니

내가 이렇게 된 건,

바람이 되어버린

순전한 네 잘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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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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